국산 우주 로켓 개발이 당초 목표보다 최소 10개월 늦춰질 전망이다. 30일 복수의 우주 개발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9일 열린 정부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에서 2017년 12월로 예정된 시험 발사체 발사를 10개월 연기한다고 보고했다.

시험 발사체는 2010년부터 1조9572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는 3단형 한국형 우주 발사체의 시험 모델이다. 정부는 2020년 본발사에 앞서 내년 12월 시험용으로 75t급 액체 엔진과 7t급 액체 엔진을 하나씩 단 2단형 시험 발사체를 먼저 쏘아 올릴 계획이었다.

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우주 발사체의 엔진과 연료·산화제 탱크 개발이 당초 계획보다 10개월 늦춰져 시험 발사체 발사 일정을 그만큼 연기해야 한다"는 요지로 발표했다.

조광래 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이에 앞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75t급 액체 엔진을 개발했지만 연소가 균일하게 되지 않는 연소 불안정 문제를 겪다가 최근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예정된 개발 일정을 10개월 정도 넘어선 뒤였다. 게다가 로켓 부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료와 산화제 탱크 제작도 난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교수는 "우리나라는 조선·중공업 분야에서 쌓은 첨단 용접 기술이 있어 쉽게 생각했지만, 실제 발사체 제작에서는 얇은 판을 용접한 부위가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지 못해 곤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시험 발사체 발사 일정이 늦춰짐에 따라 한국형 우주 발사체 본발사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한국형 우주 발사체는 1단에 75t급 엔진 4기, 2단에는 1기, 3단에는 7t급 액체 엔진 1기가 각각 달린다. 여기에 들어가는 엔진이나 연료·산화제 탱크는 개수만 다르지 시험 발사체와 같은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