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이란이 국책 사업으로 선정한 1조원 규모의 전기 자동차 개발과 보급 사업을 주도한다. 한창 뜨고 있는 전기차 산업이 수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LG상사는 12일 “이란 1위 완성차 업체인 이란코드로와 공동으로 전기차를 개발하고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3월 제주 국제 전기차 엑스포에서 배터리 팩 기술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LG상사 주도, LG전자 등 모터, 배터리, 인프라 구축...2023년까지 6만대 생산 프로젝트

LG상사 관계자는 “최근 이란 산업개발청과 전기차 개발 사업 관련 합의각서(HOA)를 체결했다.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HOA는 사업의 주요 조건에 대한 사전 계약 성격으로 양해각서(MOU)보다 더 강한 구속력이 있다.

LG상사와 이란 산업개발청이 전기차 개발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통합 사업 관리를 맡고,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이 전기차 모터와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개발한다. LG CNS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차체 생산은 이란 코드로가 담당한다.

LG상사, 이란 산업개발청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2023년까지 전기차 6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1단계로 전기차 시제품 20대를 개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충전소를 구축하고, 2단계로 전기차 6만대를 생산해 이란 전역에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1단계 사업 규모는 520억여원, 2단계 사업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LG상사는 추정했다.

LG상사는 작년 초 이란 산업개발청에 친환경 자동차 개발을 제안했다. 이란 경제 제재 기간에도 꾸준히 문을 두드렸다.

주태근 LG상사 테헤란 지사장은 “전기차 프로젝트로 향후 이란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LG화학 직원들이 배터리 팩을 들고 살펴보고 있다.

◆사업규모 1조원….한국 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 KT는 스마트 기술 수출

이란은 지난 1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면서 중동의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은 중동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2020년쯤 자동차 시장 규모가 2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적이다. 연 8만명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정도로 대기 오염이 심각해 친환경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 “인프라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이라며 정유시설, 발전소 뿐 아니라 전기차 분야에 대해 협력을 희망했다. 박 대통령도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 타운에서 맞춤형 협력을 하겠다“고 했다.

한국타이어와 KT도 이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은 지난 3월 “친환경차 시대에 발맞춰 하이브리드는 물론 전기차(EV)의 타이어 공급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이란 시장에서 앞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한국 진출 파트너로 유력한 KT도 스마트 에너지 사업의 이란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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