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용선료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외국 선주들에게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미국 해운‧물류 전문지 JOC는 조양호 회장과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이 외국 선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한진해운 상황을 설명했다고 2일(현지시각) 전했다.

조양호 회장은 편지에서 외국 선주들에게 용선 계약 협상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양호 회장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 비용 효율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해운업계 불황이 8년 동안 지속되면서 자체 노력만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조양호 회장은 "채권은행으로부터 채권 상환기간 연장 등 도움을 받아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한 기반 마련 중이다. 채권자, 선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날 한진해운은 용선 계약과 관련된 각 부서에서 직원 6명을 차출해 용선료 협상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용선료 협상에 나섰다. 용선료 협상팀은 계약서와 자료 등을 검토한 뒤 용선 계약을 맺은 선주들과 개별 접촉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밀스타인(Millstein&Co.) 법률사무소 소속 마크 워커 변호사는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팀 참가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한진해운 여의도 본사 사옥

해운업계는 협상이 쉽지 않겠지만, 시한이 많이 남은 만큼 철저하게 준비할 경우 용선료 협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에서 해운팀장을 맡고 있는 정진영 변호사는 "용선료 협상은 중간 단계에 있는 이해관계인이 없을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선주들도 해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받을 수 있는 용선료가 대폭 줄어드는 만큼 협상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채권단은 이날 용선료 협상과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자율협약을 시작했다. 한진해운은 올해 8월까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해야 대출만기 연장, 출자전환 등 본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진해운은 선박 151척 가운데 91척을 빌려 쓰고 있다. 작년 한진해운이 지불한 용선료만 1조1469억원이다.

조양호 회장은 5월 3일 한진해운 등 그룹 현안을 수습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

☞관련기사
조양호 회장, '가문의 꿈' 접을까?..."해운 망가뜨린 정부가 되레 압박" 해운업계 불만 고조 <2016. 4. 22>
한진해운, 5월 19일 사채권자집회 추진...BW 조기상환일 연기 논의 <2016. 4. 28>
채권단, 한진해운 자율협약 내달 4일 의결..."용선료 협상, 이제 벼랑끝 전술"(종합) <2016. 4. 29>
채권단, 한진해운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결정 <2016.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