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 작업이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25일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율협약 신청서와 관련해 내용이 미진하다고 판단하고 좀 더 구체적인 자구안을 마련하라고 한진그룹 측에 통지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통해 동 내용을 검토한 결과 용선료 협상 등 정상화 추진 세부 방안에 대한 구체성 등이 미흡하여 이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은은 국민, 농협, 우리, KEB하나은행 실무자들을 불러 한진해운 자율협약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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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재출연 없는 자율협약 신청<2016.04.25>
채권단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그냥 신청하겠다고 밝히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청 이후 한동안 기업을 경영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진해운은 채권단에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를 포함한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 회장의 사재 출연 등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조 회장이 사재 출연을 하지는 않더라도 자구안을 보다 면밀히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용선료 협상이나 사채권자집회 등도 구체적으로 적시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이 미진할 경우 법정관리(회생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애초 한진해운이 현대상선보다 상황이 낫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사 결과 이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상황이 똑같다면 현대증권 매각이라는 수단이 있었던 현대상선이 한진해운보다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율협약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면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권단은 한진해운 자구안이 완료되는 대로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채권단 안건에 부의하고 이르면 이달 중 결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