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가 포함된 자율협약 신청서를 25일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내로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국민, 농협, 우리, KEB하나은행 실무자들을 불러 한진해운 자율협약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했다.
다만 조 회장의 사재출연에 대해선 아직 논의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애초 현대상선과 같은 오너의 사재출연과 경영권 포기 약속이 없을 경우 자율협약을 받아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 같은 채권단의 압박에 한진해운은 우선,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를 포함한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조 회장을 비롯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재출연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이사회 결의하기 직전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도하며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채권단 입장에서는 최 전 회장의 이 같은 행태가 부도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자율협약 개시에 부정적인 상황이었다.
채권단은 이날 한진해운이 신청한 자율협약 내용을 토대로 추가적으로 요구할 것이 있는지 내부 검토를 거칠 계획이다. 채권단은 내부검토 결과 사재출연 등 좀 더 강도높은 자구안을 자율협약에 포함시킨 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을 채권단 안건에 부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에 앞서 현대상선 역시 지난 3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재출연과 사채권 만기연장, 용선료 재조정 타결 등을 조건으로 자율협약을 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