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맥주’인 크래프트 맥주가 몇 년째 인기다. 예전 이태원, 홍대 등 크래프트 맥주 전문점에서만 맛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마트에서 캔, 병으로 만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됐다.

흔히 수제 맥주라고도 부르는 크래프트 맥주는 맥주 원료 중 하나인 홉의 고유한 풍미를 짙게 느낄 수 있다. 홉의 씁쓸한 맛을 베이스로, 홉 종류에 따라 과일향, 허브향을 느낄 수 있다.

플래티넘 맥주.

윤정훈 플래티넘 부사장은 플래티넘에서 생산하는 페일에일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플래티넘 페일에일은 ‘2016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크래프트 맥주 부문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로 뽑혔다.

2015년 인터내셔널 비어 컵(International Beer Cup) 금상, 아시아 비어 컵(Asia Beer Cup) 은상, 세계 3대 맥주 대회 중 하나인 AIBA(Austrailian International Beer Awards)에서 금상을 받았다.

2016 주류대상 출품작 심사를 맡은 조완일 센소메트릭스 대표는 “플래티넘 페일에일은 홉 향, 몰트 향, 과일 향이 풍부하면서도 몰트와 홉의 조화나 맛의 발란스가 대단히 우수하다. 맑고 탄산감이 있으며, 거품이 오래가는 외관, 잡미 없이 깔끔한 맛으로 국내 최고 크래프트 맥주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플래티넘 페일에일은 술을 한 모금 마실 때 마다 매번 다른 맛이 났다. 처음에는 씁쓸한 맛, 두 번째엔 자몽, 세 번째엔 시트러스, 네 번째엔 허브 향이 났다. 마지막엔 파인애플 맛도 나는 듯 했다. 탄산이 부드러웠고 청량감이 느껴졌다. 술을 다 마신 후에도 입 안에 텁텁함이 없었다.

윤정훈 플래티넘 부사장.

지난 8일, 서울 성동구 플래티넘 본사에서 윤 부사장을 만났다. 윤 부사장은 사무실에서 300m 떨어진 한 브런치 카페로 기자를 안내했다. 플래티넘에서 생산되는 맥주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윤 부사장은 미국 UC데이비스(Davis) 맥주 대학교를 졸업하고 라스베가스, 캔사스 등에서 양조 경험을 쌓은 뒤 2001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는 미국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을 바탕으로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플래티넘’ 회사를 차렸다.

“플래티넘 맥주는 현재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왔을 당시에는 신생 업체가 맥주를 생산해 유통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죠. 작은 브루펍에서 시작해 중형 브루어리까지 성장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 충청북도 증평에 공장을 세우는 중이고 올해 5~6월부터는 이곳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그는 술 맛의 비결로 ‘밸런스’를 꼽았다. 윤 부사장은 “홉을 적게 넣으면 술 맛이 느끼해지고 홉이 너무 강하면 쓰기만 하다”며 “홉의 향기와 씁쓸한 맛, 맥아의 단맛이 잘 조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페일에일은 제가 미국에서 개발했던 그대로 한국에 들여왔습니다. 10년 전 고객들은 너무 쓰다, 한약 같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싱겁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계세요. 수입 맥주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죠. 홉이 계속 개발되기 때문에 페일에일 레시피에 약간의 수정은 필요하지만, 전면 수정할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 레시피가 맛의 밸런스가 가장 잘 맞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연대 플래티넘 공장에서 맥주 생산중인 모습.

그는 “좋은 원료를 사용하는 것도 비결”이라고 했다. 윤 부사장은 “크래프트 맥주의 세계적인 열풍 때문에 인기 홉은 사기가 힘들다”며 “좋은 재료 확보를 위해 5년치 선계약을 해뒀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가 신념”이라고 했다.

윤 부사장은 해외 진출도 꿈꾸고 있었다.

“플래티넘의 관심사는 수입 맥주 시장을 얼마나 가져오느냐 하는 겁니다. 세계 맥주들과 경쟁하고 싶고, 중국, 태국, 호주 등에 수출하고 싶습니다. 중장기적인 전략 차원에서 세계 대회에 꾸준히 출품하고 있습니다.”

플래티넘 맥주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 1100여개의 브루펍에서 맛볼 수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200여곳이 플래티넘 맥주를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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