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과 SK그룹 경영진이 20일부터 나흘 동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 46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출국했다. 반면 현대차그룹, 효성그룹 경영진들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위에서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중 열린 '한국의 밤' 행사 현장모습.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19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임형규 ICT위원장,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 김형건 종합화학 사장이 스위스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주말 한국을 떠나 먼저 다보스로 향했으며, 나머지 SK그룹 경영진들은 이날 오전 9시 전용기를 타고 출국했다.

최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16년 연속으로 다보스포럼을 챙겨왔지만, 2013년부터 2년간의 수감생활로 인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이 3년 만의 참석이기 때문에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최 회장은 지난 주말 비밀리에 홀로 한국을 빠져나갔다. 최 회장은 작년 말 ‘혼외자 고백'으로 세간을 시끄럽게 만든 이후, 최근 ‘은둔 경영'의 길을 택하고 있다.

SK 경영진들은 다보스포럼에서 에너지·화학, ICT, 반도체 등 주력 사업분야의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관련 토론 세션에도 참석해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에너지 신사업 발굴 기회도 찾을 예정이다.

한화그룹 중에서는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을 비롯해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 등이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도 여정에 동반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이보다 하루 빠른 지난 18일 출국했다. 김 전무는 2013년 다보스 포럼의 '영 글로벌 리더(Young Global Leader)'로 뽑히기도 했다. 재계 3세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김 전무는 이번 포럼에서 '저탄소 경제'(Decarbonizing Economies)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태양광과 신재생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은 포럼 일정 중 다른 해외 기업 경영진을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날 공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국영석유화학사 사빅 경영진을 만날 것이다. 사업협력까지 논의된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년 연속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한다. 정 부회장은 현재 해외 현장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5일 출국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 참관, ‘2016 북미국제오토쇼’ 제네시스 브랜드 발표 등의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13일에는 인도로 이동해 현지 생산법인을 둘러보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조현상 효성 부사장은 2007년 다보스포럼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된 이후 2015년까지 다보스포럼에 참석했지만, 올해 참석하지 않는다. 법원은 15일 1300억원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상태다.

한편, 21일에는 스위스 다보스 모로사니 슈바이처호프호텔에서 ‘2016 한국의 밤'이 열릴 예정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 자리에서 ‘문화 융성'을 주제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이 곳에서는 한류 가수의 공연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K-Pop’ 홀로그램 콘서트가 열리고, 불고기 완자, 비빔밥샐러드, 인삼주, 복분자주 등 다양한 한국 음식들이 소개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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