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의 국내 최대 할인행사인 'K 세일데이(sale day)가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올 10월 '한국판(版) 블랙프라이데이'가 정부가 주도해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만든 행사였다면, 'K 세일데이'는 민간 기업들이 유통산업연합회를 중심으로 스스로 준비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直購)에 나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7일) 시즌에 맞서 내수(內需) 소비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다. 11월은 가을·겨울상품 재고가 많이 쌓이는 시기여서 할인 폭과 대상 품목이 많아 올해 연중 최대 세일 행사가 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은 이달 2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각각 780여개와 800여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최고 80% 할인한다. 같은 기간 720개 브랜드에 대해 최대 80% 세일하는 현대백화점은 이달 18~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350억원대 물량을 80%까지 할인하는 출장 세일을 처음 연다.

하지만 비슷한 할인 행사를 한 달 간격으로 되풀이하기보다, 하루 동안 파격 할인이벤트를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 광군제(光棍節·매년 11월 11일) 같은 행사가 국내에서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슷한 이름으로 행사가 반복되면 소비 효과가 분산되고 가격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K-세일데이가 끝나면 성탄절 세일이 예정돼있고, 계절별 백화점 정기 세일까지 합치면 "1년 내내 세일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중국 광군제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파괴력이 센 것은 1년에 딱 한 번, 하루만 하기 때문"이라며 "1400만명의 외국인, 2000만명의 국내 주력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시기를 전략적으로 정해 짧고 굵은 할인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