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라이프 트렌드 2016: 그들의 은밀한 취향
김용섭 지음ㅣ부키ㅣ320쪽ㅣ1만5000원

저자는 트렌드 분석 전문가다. 사회의 흐름과 경영 전략을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를 운영한다. 이 책에서는 최근 사회와 소비시장의 변화를 통해 2016년 소비 트렌드를 예상하고,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담았다. 2016년을 대표하는 문화와 생활양식의 특징을 분석하고,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소비시장의 주요 변화를 키워드 여섯 개(TASTEs)로 정리했다.

①취향소비자를 잡아라(Taste consumption)

유행이 아닌,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부상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나 로고를 자기 자신의 안목대로 제품을 고르는 ‘노노스(Nonos·No Logo Do design)족’이란 단어도 생겼다. 소비의 개인화는 대량 생산과 대량 판매 시대의 종말을 부른다. 입맛에 맞는 원두와 추출법을 선택하게 하는 커피전문점, 연예인을 기용한 화려한 광고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다양한 향을 섞어 쓰게 하는 향수 가게가 각광받을 것이란 뜻이다.

②마침내 일상으로 들어온 로봇(At last, robot)

자동차업체들은 무인 자동차를, 기계공학업체들은 드론(무인 비행기)을 개발 중이다.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이나 요리하는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로봇의 형태도 인간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어린이 환자를 돌보는 로봇은 곰인형처럼 생겼고, 일본에서는 두 발로 걷는 형태의 로봇을 활발하게 연구한다.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미래전문가들은 독창성이나 협상능력을 요하지 않는 단순한 직업(텔레마케터, 계산원, 은행원, 전자제품 조립원 등)은 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③자급자족에서 기회를 찾는다(Self sufficiency and maker)

시작은 먹거리였다. 베란다 한 켠이나 가까운 교외에 땅을 얻어 푸성귀를 키우는 도시 농부에 이어, 귀농을 결심한 이들은 직접 집을 짓기 시작했다. ‘1인 제작자’도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단순히 제품을 조립하는 두잇유어셀프(DIY) 방식을 넘어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으로 만드는 창작자들의 시대라는 뜻이다. 다양한 신상품을 시험하거나 화장법, 요리법을 설명하는 인기 유튜버(유튜브 영상 제작자)나 블로거는 기업의 협찬과 광고비를 받는다.

④절박함과 생존 욕구에서 기회를 찾는다(To be or not to be)

불황일수록 저가 상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덜 느끼고, 합리적으로 소비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이소, 이케아, 유니클로의 매출이 급증한 배경이다. 현실을 잊고 환상을 사는 소비도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외제차를 구입하거나, 해외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그렇다.

⑤기승전플랫폼의 시대(Eventually platform)

플랫폼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수단이다. 모바일기기용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사고파는 앱스토어는 모바일 유통 플랫폼이다. 혁신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애플의 최대 성과는 자사 제품과 콘텐츠만을 위한 플랫폼(아이튠즈, 애플 앱스토어)을 구축한 것이다. 삼성전자, 구글, IBM 등 전통적인 전자제품 제조사와 인터넷기업까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⑥기업이여, 관성을 버려라(Stereotype and don’t be evil)

기업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와 나쁜 기업으로 찍혔을 때 무너진다. 국내 제과업계에 대한 불신은 수입과자 열풍으로 나타났고, 피죤과 남양유업, 대한항공은 ‘갑질’ 때문에 기업 이미지를 망쳤다. 소비자들은 윤리적으로 실망한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까지 진행한다.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관성대로 대처하지 않고, 영업이나 홍보방식까지 주의해서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