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잇 포켓 키즈(8-Pocket Kids)'라는 말이 마케팅 업계에서 새 화두(話頭)로 떠오르고 있다. '에잇 포켓 키즈'는 아이를 위해 쓰는 돈이 부모 외에도 친할아버지·친할머니, 외할아버지·외할머니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식스 포켓 키즈(6-Pocket Kids)'에 미혼의 삼촌·고모(이모)까지 더해져 아이를 위한 돈이 8명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뜻의 신조어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삼촌·고모(이모)와 조카의 연관어 키워드는 총 6만8739건으로 할아버지·할머니 등과 손자의 연관어 19만3236건의 35.5%에 달했다. SNS 빅데이터 분석은 블로그, 인터넷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상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손자, 손녀, 조카 등 호칭 '키워드'와 '선물' '사주다' 등 소비와 관련된 연관어를 결합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아이의 부모가 자신의 SNS에 '○○이(아이 이름) 삼촌이 ○○이에게 해외에서 직구(직접 구매)한 한정판 레고를 사줬어요'라는 글을 올리면 '삼촌이 조카에게 레고를 사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SNS 분석 결과 삼촌·고모는 졸업이나 입학 등 특정한 날을 계기로 어떤 선물을 줄지 고민한 다음 온라인 쇼핑, 해외 직구, 백화점 등 구매처를 결정하는 3단계 소비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할아버지·할머니는 '예뻐서' 혹은 '사주고 싶어서' 등 특별한 계기나 이유 없이 아이와 함께 백화점 등에 가서 선물을 사주는 단순한 패턴을 보였다. 또 삼촌·고모는 원피스, 레고, 로봇 등 장난감과 의류를 중심으로 선물을 선택했지만, 조부모는 책상, 목걸이, 컴퓨터 등 상대적으로 비싼 가구나 귀금속을 선물로 골랐다.

BC카드 승인 자료 역시 '에잇 포켓 키즈' 현상을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고모·삼촌 등에 해당하는 미혼의 20·30대 카드 사용자는 아동 의류 업종에서 47억4200만원을 썼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억원 대비 48.7% 증가한 수치다. 조부모로 추정되는 50대 이상의 아동 의류 업종 카드 사용 증가율 15.4%의 3배가 넘는다.

장석호 BC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장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도 조부모들은 물론 고모·삼촌은 손자·조카에 대한 지출을 줄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