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점포, 방카룰 25%룰 해제 우려…보완책 마련해야"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 관련 정책 세미나'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한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대회의실 앞에 설치된 연단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주최측에서 준비된 100여개의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열띤 관심을 보였다.

복합점포 보험업 허용 논의가 은행 위주로 흘러서는 안되고 어슈어뱅크(assure bank) 도입 등 금융업권간의 균형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이뤄져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16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 마련 정책 세미나'에서 "복합점포 확대 방안이 금융의 융합, 금융소비자 보호,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

성 교수는 금융복합점포 활성화를 위한 선결과제로 ▲금융복합점포 활성화를 위한 인적 인프라 구성 ▲보험업 감독규정의 입점금지 규정 개정 ▲어슈어뱅크 허용을 꼽았다. 어슈어뱅크는 보험(assurance)과 은행(bank)의 합성어로 보험사가 은행업을 하는 것을 뜻한다.

성 교수에 따르면 호주, 영국, 프랑스는 보험사의 경쟁력 및 선진화를 위해 보험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는 복합점포 보험업 도입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은행이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는 ‘방카슈랑스룰 25%’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삼성 한화 등 비은행 보험사들은 이런 이유로 복합점포 보험업 허용을 반대하고 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복합점포가 방카슈랑스 25%룰 자체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보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방카룰을 복합점포에도 적용하거나 유지할 것인지, 혹은 그것이 가능한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장은 "복합점포에 보험 입점이 허용될 경우 기존의 방카슈랑스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복합점포를 통한 계열보험사 독점 판매 시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이 제한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성경 동서대 금융선물보험학과 교수는 "이미 은행 창구에서 상담과 판매가 가능한 방카슈랑스가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복합점포를 확대 운영해야만 하는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재욱 헤럴드경제 논설실장도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하면 은행 중심적 금융산업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균형적 발전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개별 업권마다 채널의 특성이 있는 법인데 은행이 대형마트 처럼 모든 금융업권의 상품을 팔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전문성이 있는 금융상품을 마치 생필품으로 보는 시각에 가깝다"며 "은행 수익 기반이 취약해지는 것을 다른 업권 상품 판매로 보전해주려는 것이 은행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 편익, 금융산업 발전 등 측면에서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포함시키는 일은 순기능이 많다"며 "최종 선택은 소비자가 내릴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복합점포에 보험을 포함시킬지 여부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책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의원이 주최했다. 국회의원, 학계 전문가, 금융당국, 보험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복합점포 허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를 준비했다가 보험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조선비즈 2015년 5월 1일 기사 복합점포 보험 추가 방안 놓고 금융권에 '전운'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