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붙인 양자점 발광다이오드 필름. 얇고 잘 휘어져 구겨진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빛을 낸다(사진 오른쪽).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해상도가 훨씬 뛰어나면서도 자유롭게 휘어지는 발광(發光) 소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은 "두께가 머리카락의 40분의 1로 자유롭게 휘어지면서도 해상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소자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현택환 단장과 김대형 연구위원이 공동 교신 저자로 등재된 연구 논문은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양자점(量子點·Quantum Dot)은 전류를 흘리면 빛을 내는 몇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연구진이 만든 양자점 발광다이오드는 1제곱인치당 픽셀 수(ppi) 기준으로 해상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2460ppi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액정표시장치(LCD)를 쓰는 최신 스마트폰의 4~7배, 고해상도(HD) TV의 42배이다.

김대형 연구위원(서울대 교수)은 "수분에 강하고 가공이 쉬운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OLED도 해상도가 높지만 물에 약해 스마트폰에 두꺼운 유리를 입힐 수밖에 없었다. 연구진은 양자점 발광다이오드 필름을 피부에 붙여 물이 닿거나 구겨져도 안정적으로 빛을 내는 것을 입증했다. 현택환 단장(서울대 교수)은 "양자점으로 디스플레이에 쓸 수 있는 상용화 단계의 발광다이오드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얇고 잘 휘어져 장차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기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발된 양자점 TV는 양자점 필름으로 LCD 백라이트의 색을 순수한 흰색에 가깝게 만든 것이지 양자점만으로 빛을 내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관련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 특허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