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는 3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00%에서 25bp 인하한 1.7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금리가 인하된지 5개월 만이다. 이로써 우리 금리는 사상 처음 2% 아래로 하락하게 됐다. 사진은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월 기준금리를 연 1.75%로 전격 인하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2% 아래로 내려갔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연 2.00%)보다 더 낮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2개월 뒤인 10월 추가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리고 5개월 만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최근 이어지는 경기 부진과 저물가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통화 당국이 더 이상 수수방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중앙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발표하며 유로화와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 대(對)일본, 유럽 수출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도 금리가 전격 인하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고,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보다 통화 당국이 지금 경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경제 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7% 감소하며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매판매(-3.1%)와 설비투자(-7.1%)도 동시에 감소해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좋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소비와 투자 심리가 일부 개선되고, 자산시장도 회복되는 등 긍정적 조짐이 보이지만, 주요 지표들은 월별로 큰 변동성을 보이는 등 아직 내수 회복세가 공고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저물가는 보다 심화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전달(0.8%)보다 더 낮아졌다. 2월 물가가 0.5%라도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담뱃값이 인상된 영향인데, 이 효과를 제거하면 사실상 물가는 전년과 비교해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근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달 금리가 전격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고 우리 금융시장이 여기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금통위 회의 하루를 앞두고 연 1.9.0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 6일까지 1090원 선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3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한편 조선비즈가 이달 금통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경제·금융 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명의 전문가만이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동결을 전망한 17명의 전문가 중 일부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이달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깜짝 금리 인하’로는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