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마존 한국법인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아마존은 당분간 국내 전자상거래에는 직접 진출하지 않는다.

아마존이 구인 공고를 낼 때마다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거세게 일었으나, 아마존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두고는 여전히 저울질만 할 뿐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이 최근 국내에 설립한 신규 법인인 아마존서비시즈코리아도 한국 판매자를 모집해 아마존 사이트(amazon.com)에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일을 맡게 된다. 아마존은 이를 '아마존 글로벌 셀링(Global Selling·해외판매)이라고 부른다.
아마존에서 해외 상품을 구매하는 '직구'가 아닌, 한국 상품을 해외 시장에 파는 일종의 '역직구' 인 셈이다.

아마존(www.amazon.com) 사이트

아마존이 수년 전부터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조사하고 교보문고·예스24 등과 접촉하며 아마존 전자책 단말기 '킨들' 사업까지 타진해 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왜 아마존은 기업에 서버와 스토리지 등을 임대해주는 클라우드 사업과 국내 판매자들을 모아 아마존 사이트에서 물건을 파는 해외 판매 사업부터 나서는 것일까.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라는 확실한 큰 고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매분기 스마트폰을 7000만~8000만대 파는 ‘빅 플레이어’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전 세계 깔아놓은 삼성전자 갤럭시 폰은 수억대에 이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운용체제(OS)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버그(오류)를 잡기 위해 소프트웨어 패치를 할 때는 엄청난 용량의 서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구축해놓은 데이터센터의 서버의 컴퓨팅 자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할 때는 아마존의 서버를 임대해 쓰는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의 매출 대부분이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아마존이 국내 전자상거래 전담 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판매부터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의 경쟁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아마존을 밀어내고 구글에 이어 인터넷 기업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전자상거래 패권을 노리는 아마존으로서는 알리바바의 등장을 새 위협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전 세계 전자상거래 영토를 두고 미ㆍ중 대표 기업이 격돌하게 될 것을 염두에 둔 아마존이 한국 시장을 통해 상품 조달부터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전자상거래 한 관계자는 "아마존이 한국 전자상거래 진출에 관심이 없다라기보다는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마존의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은 해외 판매 채널을 마련한 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