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에서 물이 새는 곳은 아쿠아리움만이 아니었다. 롯데월드몰과 잠실역공영주차장을 연결하는 통로 벽면에서도 물이 샜다. 공영주차장과 롯데월드몰 주차장입구를 연결하면서 생긴 공간을 통해 지하2층 연결통로로 물이 떨어졌다. 롯데건설이 실행한 배수관·배수로 공사에 하자가 있거나, 사후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에 발견됐지만 보수공사는 완료되지 않았다.

제2롯데월드 내 롯데마트와 잠실역공영지하주차장 통로에서 누수가 발생한 곳

11일 잠실역 공영주차장 통로 벽면에 누수가 발생해 바닥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공영주차장에서 롯데월드몰 내 롯데마트, 잠실역으로 이동하는 연결구간이다. 이날도 10분에 7명 꼴로 통로를 지나는 보행자가 있었다. 벽을 따라 흐른 물은 바닥에 0.5리터(ℓ) 가량 고여있었다. 벽면에는 ‘보수중’이라고 쓰인 A4용지만이 붙어있었다.

누수가 발생한 곳을 확인하기 위해 페인트를 벗겨낸 모습. 1개월 이상 물이 흘러나와 검게 변한 부분도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 누수현상은 지난달 초 발견돼 같은 달 6일에 공단측이 롯데건설에 보수를 요청했다. 지난달 22일 1차 보수공사에 들어갔으나 완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현재 2차 공사를 진행중이다.

누수가 발생한 통로의 위치도. '현위치'라고 표시된 곳이며 지하 2층 깊이다.

누수가 생긴 곳은 공영주차장 입구와 롯데월드몰 지하주차장을 연결하기 위해 벽을 튼 곳의 아래다. 공영주차장 지하건물과 롯데월드몰 주차장 지하건물을 연결하고자 지하1층에 통로를 만들면서 틈이 생기게 됐다.

누수가 발생한 곳은 잠실역, 롯데마트, 공영주차장을 연결하는 통로다.

건물 사이에 통로를 만들 때는 건물에 이격(콘크리트나 철강 구조물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 발생할 것을 염려해 틈을 둔다. 이 틈으로 지상 도로 등에서 빗물이 유입된다. 물이 새지 않도록 접합부위 틈에 동판 배수관을 만들고 물이 배수로를 따라 흘러 롯데월드몰 수처리장으로 가도록 만들어 뒀다.

그러나 배수관을 통해 배수로로 흘러야 할 물이 지하2층으로 새면서 외부 벽면으로 흘러갔고 바닥에 물이 고였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어 통행을 제한하진 않고 있다. 지금 보수 공사가 진행중이다. 현장에 페인트 칠이 벗겨져 있는 모습은 누수 확인과 보수공사를 위한 과정에서 실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차장 통로를 만들면서 접합부분에는 동판 배수관을 대놓았다.

누수 부분 공사는 롯데건설이 담당했다. 결국 롯데건설이 배수관 또는 배수로를 제대로 시공·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하2층 누수지역 위쪽은 잠실역 10번과 11번 출구 사이에 있는 공영지하주차장 입구가 있다. 롯데월드몰 주차장과 공영지하주차장 입구가 함께 설치된 곳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이곳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이 통로는 롯데측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

동판 배수관이 물을 막으면 배수로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통로를 따라 살펴본 결과 접합 부분별로 천장과 벽면에 동판이 둘러져 있었다. 이 배수관이 흘러들어온 빗물을 받아서 배수로로 흐르게 만든다. 이 곳 통로를 따라 걸어가 보니 일부 배수로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 물이 곳곳에 고여 있었다. 지하2층으로 새어나간 곳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1차 보수 공사 후에도 누수를 차단하지 못한 듯하다.

배수관을 따라 흐른 물이 배수로에 고인 모습

롯데건설 관계자는 “공영주차장 시설이 노후해 제2롯데월드 공사를 진행하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보수하는 협약을 체결한 터라 롯데건설이 보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우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는 “작은 누수라도 3개월 이상 경과하게 되면 건물 안전에 해를 끼칠 수 있고, 1~2개월 안에 해결해야 건물에 큰 지장이 없다”며 “발견한 지 1개월 가량 됐으므로 빠르게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공사를 완료한 후 일부 구간에서 누수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시민 모두가 건물 안전에 민감해하는 제2롯데월드에서 발생한 만큼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고 작은 누수라도 생기지 않도록 롯데 측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