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모스 2호.

한국의 첫 위성 우리별 개발자들이 세운 위성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가 우주산업 선진시장인 유럽의 높은 벽을 뚫었다.

쎄트렉아이는 스페인의 위성영상 서비스 회사인 ‘데이모스 카스티야 라 만차’사에 판매한 지구관측위성 데이모스 2호(Deimos-2·사진)가 이달 20일 새벽 4시 11분(현지시각)쯤 러시아 남부 야스니 발사장에서 러시아 발사체 드네프르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고 16일 밝혔다.

국산 위성이 위성 기술 종주국인 유럽시장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이 위성에는 우주에서 지상의 가로 1m, 세로 1m인 물체를 한점으로 인식하는 초고해상도 카메라가 실려 있다. 지상에 있는 차량의 종류나 차선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정도다. 정부가 2012년 발사한 아리랑 3호에 실려 있는 카메라와 같은 수준의 성능에 해당한다.

이번 위성 수출은 개발도상국이 이 아닌 위성 기술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쟁쟁한 회사들을 누르고 당당히 수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재 유럽 소형위성 시장은 영국의 SSTL과 유럽의 우주기업 EADS아스트리움이 주도하고 있다. 이 위성에는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도 들어갔다. 원래 1m의 해상도를 갖는 영상을 해상도 70㎝ 까지 향상시키는 첨단 영상처리 기술이다.

쎄트렉아이측은 “수출로만 그치는게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관리가 적용된 높은 신뢰도의 위성 개발에 성공하고 선진국 시장에서의 엄격한 기준을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성은 발사후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준비 기간을 거쳐 발주회사인 데이모스 카스티야 라 만차로 운영권이 인계된 뒤 지상 영상촬영에 나서게 된다.

데이모스 2호 위성은 토종 위성회사인 쎄트렉아이가 해외에 수출한 네번째 위성이다.
이 회사는 2009년 7월 발사한 라작샛(말레이시아)과 두바이샛(UAE), 지난해 두바이샛 2호를 이미 수출한 바 있다.

각국은 최근 들어 소형 위성에 주목하고 있다. IT기술과 소형 위성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은 나라도 수천만 달러에 위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모스 2호 가격은 3000만달러(300억원), 앞서 발사된 두바이샛2호 가격은 4000만달러(400억원) 수준이다. 비슷한 카메라 해상도를 가지고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3호가 2826억원이 소요된 것과 비교된다.

특히 구글이 위성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여러 회사가 저가이지만 성능이 뛰어난 소형 위성을 활용해 상용 위성 영상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중대형 인공위성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대전 유성 대덕연구단지에 약 2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제조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제작 중인 두 대의 싱가포르 위성은 2015년에, 아랍에미레이트의 칼리파샛은 2016년에 각각 발사할 예정이다. 김병진 대표는 “해외시장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해상도 50㎝급 위성에 대한 설계를 마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