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쇼핑 시장이 지난해 4조75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모바일쇼핑 주도자는 유통 대기업이 아니다. 바로 온라인 기반 유통채널인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이다. 특히 신(新) 유통 채널인 소셜커머스가 모바일쇼핑 시장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3년 상반기 기준 모바일쇼핑앱 이용 현황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이용자는 660만명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오픈마켓(548만명), 종합쇼핑몰(153만명), 대형마트(105만명)가 그 뒤를 이었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오픈마켓 모바일쇼핑 시장이 더 크다.

지난해 모바일쇼핑 시장 거래액 규모는 5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73%가 오픈마켓(39.3%)과 소셜커머스(33.9%)다. 다만 회사 총 거래액에서 모바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셜커머스 업체가 60% 이상으로 절대적으로 크다. 오픈마켓은 20%대 수준이다.

◆ 소셜커머스, PC보다 모바일이 효자…거래액 60~70% 모바일에서 나와

소셜커머스는 업체는 PC보다 모바일에서 올리는 거래액이 더 많다. 올 1분기 기준 쿠팡과 티켓몬스터는 전체 거래액의 각각 70%, 65%가 모바일에서 나왔다.

티켓몬스터의 경우 201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모바일이 전체 매출의 20%만 차지했다. 2013년에는 41%로 확대됐다. 2013년 4분기부터는 모바일 매출이 PC 매출을 앞서간다. 티켓몬스터는 모바일 매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은 모바일 거래액이 올해 1조원을 무난히 넘어 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의 모바일거래액도 해마다 급성장했다. 지난해 모바일거래액이 전년대비 333% 늘었다. 쿠팡은 전사적으로 기술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IT업체 ‘캄씨(CalmSea)’를 인수했다. 4년 전 설립된 캄씨는 소비자의 인터넷 이용 행태를 분석해 마케팅 자료로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업체다.

소셜커머스는 많은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소비자가 관심 있을 만한 일부 제품을 특정기간 가장 저렴하게 보여준다. 이런 큐레이션형 비즈니스 모델이 모바일 시장 선두 비결이다. 큐레이션 모델은 제한된 모바일 화면 크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낮은 광고비로 홍보하고 일정 수량을 판매할 수 있어 좋다.

광고, 마케팅에 집중한 효과도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모바일로 구매 시 전용쿠폰을 발행해 PC에서보다 할인쿠폰을 두배 더 지급하기도 했다. 모바일 첫구매 시 할인받는 쿠폰, 모바일 전용 쿠폰 등으로 소비자를 모바일로 끌어들였다. 위치기반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 외식·미용·공연 판매에 특화된 것도 모바일 구매랑 맞아 떨어졌다.

티켓몬스터와 쿠팡은 모두 2010년 처음 소비자에게 선보여진 뒤 바로 다음해인 2011년부터 모바일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티켓몬스터는 2011년 7월, 쿠팡은 8월 모바일쇼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모바일과 PC 사업을 함께해 두 사업 간의 융합이 쉬웠다. 쿠팡의 경우 전 사업부서에 모바일 사업이 융합돼 따로 분리해 운영되지는 않고 있다. 티켓몬스터는 2013년 전담조직을 형성, 모바일 기획·개발·UI(사용자 인터페이스·환경) 3가지 팀을 구성해 모바일쇼핑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티켓몬스터 모바일사업은 신승학 크리에이티브 센터장이 프로젝트오너(PO)를 맡아 이끌고 있다. 모바일 경쟁력이 UI(사용자 환경)에 있다고 보고 온라인 비즈니스 디자인 분야에 경력이 있는 신 크리에이티브 센터장에 맡겼다. 신승학 센터장은 윙버스, NHN 디자인 본부에서 일한 후 맛집 소셜커머스 업체인 데일리픽 이사로 활동했다. 티켓몬스터는 2011년 데일리픽 디자인ㆍ역량 강화 등을 위해 인수했는데, 이 때 데일리픽 이사였던 현 신승학 센터장 역량을 크게 보고 인수했다고 알려졌다.

왼쪽은 티켓몬스터 모바일 앱, 오른쪽은 쿠팡 모바일앱

◆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장점 접목해 성장 박차 가해

오픈마켓 또한 모바일쇼핑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모바일쇼핑을 강화해 오픈마켓에 소셜커머스 장점을 접목하고 있다.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 큐레이션형 모델을 따와 한정된 품목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소셜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초기 모바일 시장을 잡기 위해 모바일 전용 쿠폰, 광고 등 마케팅에도 투자가 적극적이다.

오픈마켓은 특성상 수많은 판매자가 존재해 상품 수도 많다보니 구매자가 일일이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 화면이 작은 모바일 환경에는 상품 수가 많은 것이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오픈마켓 업체들은 인기 있을만한 제품을 특정 시간대에 파격적으로 할인해주는 상품을 모바일 초기화면에 전진배치했다. 옥션 올킬, G마켓 슈퍼딜, 11번가 쇼킹딜 등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G마켓은 별도의 큐레이션 쇼핑몰인 G9을 선보이기도 했다.

왼쪽은 옥션 모바일 앱, 중간은 G마켓 모바일앱, 오른쪽은 11번가 모바일앱

오픈마켓은 거래액의 20~30%가 모바일에서 나온다. 옥션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전체 거래액에서 모바일 매출 비중이 5~7%에 불과했지만, 1년 사이 22%를 웃돌았다. 2011년 출시한 모바일앱을 2013년 10월 대대적으로 개편한 효과도 있다. 상품 검색기능을 단순화하고 개인 맞춤서비스를 강화했다. 모바일 큐레이션 서비스인 올킬에 들어가는 문구는 사장급이 직접 매일 아침 점검한다.

G마켓도 마찬가지다. 2012년 전체 거래액의 3%에 불과했던 모바일 매출이 2013년 16%로 확대된 후 올 4월에는 27%로 커졌다. 올 3월 중순 앱을 개편해 주요 페이지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단순화했다.

11번가는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2011년 810억원에서 2012년 2800억원, 2013년 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큐레이션형 서비스인 쇼킹딜은 전 상품 무료 반품, 판매가 허위 표시 최소화를 앞세운다. 올해는 모바일쇼핑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옥션 모바일 사업은 현재 김영은 모바일팀 팀장이 이끌고 있다. 김 팀장은 모바일 전문가다. 그는 소니 코리아와 델인터내셔널을 거쳐 LG전자에서 LG 핸드폰 제품계획팀과 모바일마케팅계획팀에서 근무했다. 2012년말부터 이베이에서 인터넷마케팅과 테스크포스팀을 이끌며 모바일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G마켓은 배상권 온라인 기획 팀장은 팬택앤큐리텔에서 개발업무를 담당하다 G마켓에 2007년 입사했다. G마켓 PC사이트 총괄운영 및 광고플랫폼 기획을 했다. 2012년 11월부터 G마켓 모바일기획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1번가는 김현진 모바일 총괄이 모바일 사업을 주도한다. 그는 2008년 11번가에 입사해 11번가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한 후 모바일 11번가 테스크포스(TF)장으로 일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사이 장벽이 허물어지며 앞으로 경쟁구도는 오픈마켓 3강 G마켓, 옥션, 11번가와 소셜커머스 3강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가 무한 경쟁하는 체제가 될 것”이라며 “모바일 플랫폼 공룡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행보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희석 베인앤컴퍼니 상무는 “회사의 성패는 급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며 “유통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남보다 싸게, 효율적으로 배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