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조업 부활을 위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자국내 회귀를 추진해 GM, 포드, GE, 다우케미칼 등 기업들이 미국내로 공장을 옮기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도 국내 U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적이 미미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미국 제조업 회귀의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제조업 기업들이 자국내로 회귀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애플은 중국(폭스콘)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부품을 미국내 신설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작년 11월 결정했고, 포드는 멕시코 트럭 공장의 미국내 이전을 2011년 12월 발표했다.

캐터필라는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부각된 지리적 리스크 극복을 위해 일본 공장으로 미국으로 옮기기로 2012년 결정했다. 다우케미칼은 에틸렌 생산 증가, 주 정부의 세금감면 등을 고려해 작년 8월 미국에 화학제품 생산공장을 신설했다. GE는 중국에 있는 세탁기, 냉장고, 히터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2012년 2월 발표했다.

이같은 사례에 대해 한은은 중국 등과의 인건비 격차 축소와 셰일가스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의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0~2011년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5.4%로 임금상승률 3.9%를 상회해 단위노동비용이 1.5% 감소했고 생산공정 자동화 등으로 노동비용 비중이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임금이 노동생산성보다 더 크게 증가하면서 단위 노동비용이 연평균 5%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아시아의 4분의 1, 유럽의 2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은 에틸렌 생산원가를 감소시켜 화학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국제유가가 낮았던 1990년대에는 국제 운송비가 낮아 제조업의 해외이전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지금은 국제유가가 2000년대 초반 대비 4배 수준까지 높아져서 국제 운송비도 크게 상승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술혁신 가속,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 등이 제품주기 단축을 초래해 연구개발 및 기획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개발-생산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자국내 생산시설 구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중국 등 신흥국 생산제품의 질 문제 등으로 소비자가 동일 브랜드라 하더라도 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정책 측면에서는 주 정부가 제조업체에 대해 세금환급, 재산세 경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이 보다는 노동비용과 셰일가스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평가다.

우리나라도 2012년 4월 국내 U턴기업 종합대책을 발표해 법인세 감면, 자본재 해외도입 관세 감면, 고용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약 2년간 국내로 돌아오겠다고 발표한 기업은 14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큰 기업은 없고, 모두 중소기업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주로 인건비나 현지 시장 때문에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중국의 인건비가 올랐다고 해도 국내보다는 더 인건비가 싼 다른 나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고 자동차, 전자 등 대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보고 가서 국내로 돌아올 유인이 크지 않다"며 "정부가 세제혜택 등 여러가지 지원을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해외 이전 기업을 국내로 끌어오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처럼 노동생산성 향상, 셰일가스 개발 등 특수요인이 있거나 국내에 있는 대규모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자국 제품 선호로 바뀌는 요인과 같은 게 있지 않고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