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25일 동부그룹에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자금 921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신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8월에도 회사채 18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등 자구계획안을 조속히 이행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동부제철은 2012년 10월 발행한 BW의 풋옵션(조기상환)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이달초 산은에 14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산은은 우선 BW상환자금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금액 지원은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이번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 김준기 회장이 보유한 동부화재(6.93%) 등 계열사 지분, 한남동 자택(30억원) 등 사재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토지 및 건물 등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대주주 일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추가자금지원 대가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13.29%)을 담보로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이번 담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산은은 동부그룹이 자구계획안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에 내놓은 자산 대부분이 기존 자구안에 포함돼있던 내용이며 김 회장의 동부화재 지분도 대부분 금융사 담보로 이미 잡혀 있어 후순위로 설정됐다"고 말했다. 동부제철 공장도 장부가액 6723억원 중 4800억원 가량이 이미 기존 여신 담보로 설정돼 이번 추가담보로 담보설정금액이 장부가액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추후 동부제철 매각이 본격화되면 담보를 풀어줄 수 있다"며 "작년에 스스로 내놓은 자구계획안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위기는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5월부터 8월까지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