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KDB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매각딜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에 부합하지 않으면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입 자금의 70%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인수 제안에 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숭철 포스코 상무는 24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딜이 포스코의 재무구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가격이 괜찮고,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포스코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요인이 있다면 인수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가장 큰 역점을 두고 있는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선뜻 나설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측은 시설노후화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주력 상품인 칼러강판 시장의 공급 과잉 등을 이유로 인수에 난색을 표해왔다.

오 상무는 이에 대해 “동부제철 인천공장에서는 칼라강판을 생산하는데 이 시장이 어렵고 공급과잉 상태”라며 “포스코가 인수하게 된다면 (칼러강판 시장의)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또 “동부측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장에서 영업이익이 소폭 발생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아직 실사를 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다”며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사업성 등에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달리 포스코는 산업은행이 패키지딜에 포함시킨 동부발전당진에 대해서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오 상무는 “동부발전당진은 가장 관심 있는 발전소”라며 “당진발전소는 인허가 등이 확실하게 돼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발전소보다 송전선로 확보 등이 이미 확보됐고 주변에 수요산업단지 많아서 안정성 측면에서는 가장 우수하지 않나 시장에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동부제철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했으며, 최근 몇 가지 추가적인 자료를 최근 요청했다. 추가자료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이르면 오는 28일부터 공장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와함께 계열사 가운데 포스코에너지의 상장이 가장 먼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조용두 포스코 가치경영실 상무는 “여러 계열사 중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IPO)가능성이 크고 상장 시기는 계열사의 가치가 충분히 반영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상장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포스코에너지의 실적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LNG 복합화전 7·8·9호기 준공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가치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권오준 회장의 포스코 혁신안의 중심축이 재무구조 개선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조 상무는 “인사 방향성은 재무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으로 IPO를 비롯해 비핵심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내달 16일 이사회 보고후 공개하겠다”며 “투자비 조정, 고정비 절감 등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명예퇴직 실시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투자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인력조정이 수반되겠지만 명예퇴직과 같은 인위적인 인력감축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