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출근경영을 재개했다. 지난해 10월29일 이후 6개월만의 출근이다.

22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강남 서초동 삼성전자(005930)본사 사옥으로 출근했다. 지난 17일 96일간의 해외체류를 마치자마자 출근경영을 재개한 것이다.

이 회장은 본사 42층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으로부터 해외 체류 중 일어난 각종 그룹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은 뒤, 삼성전자 사장단과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보고에는 지난 주말 일어난 삼성SDS 과천 ICT센터 화재 사건 경위와 후속 대응조치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발생한 화재사고로 삼성카드(029780)의 온라인 결제서비스가 사흘째 중단되는 등 고객불편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연초 신년사 등에서 ‘마하경영’을 강조하며 고강도 혁신을 주문하고 있어 이번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하 경영은 음속(1마하=초속 340m)을 돌파하려면 설계도는 물론 엔진·소재·부품을 모두 바꿔야 하는 것처럼, 삼성도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려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해외출장 직후 15명의 사상자를 낸 물탱크 사고의 책임을 물어 박기석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경질한 바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엄격한 신상필벌로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이 회장이 이번 화재 사건에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출근경영 재개가 삼성그룹 계열사간 사업재편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은 최근 삼성SDI와 제일모직,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을 결정하는 등 그룹의 주력인 전자·중화학 부문에서 사업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