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모습.

세월호 침몰로 여객선의 안전점검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낡은 연안여객선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한국해운조합이 발간한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이 20년 이상된 여객선은 67척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30.9%에 이른다. 15~20년된 여객선이 69척, 10~15년된 여객선이 36척이다. 10년 미만 여객선은 45척에 그쳤다.

2008년에는 연안여객선 166척 가운데 선령이 20년 이상된 여객선이 12척(7.2%)에 불과했다. 불과 5년 만에 20년 이상된 노후 여객선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세월호도 2012년 일본에서 수입된 배로 올해 건조된 지 20년이 됐다.

노후 여객선이 늘어나다보니 여객선이 관련된 해양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2009년에 여객선 해양사고는 7건에 그쳤지만, 2010년 18건, 2011년 17건으로 늘었고, 2012년에는 24건이나 발생했다. 전체 선박 해양사고가 2009년 915건, 2012년 941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에 비하면 여객선 해양사고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인명 사상이 발생한 해양사고도 2009년 22건에서 2012년 57건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는데, 승선 인원이 많은 여객선 사고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후 여객선이 최근 급증한 것은 2009년 국토해양부가 해운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여객선 사용가능연한을 5년 연장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내항여객선은 25년이 되면 여객선으로 쓸 수 없었는데, 해운법 시행규칙 개정 덕분에 30년으로 늘었다. 사용가능연한이 늘어나면서 국내 해운사들이 20년 가까이 된 노후 선박을 사들여 여객선으로 활용한 것이다.

국내 여객선사들의 영세한 영업환경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연안여객운송업체의 총 매출액이 2812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상위 10개 업체를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들의 평균 매출액은 30억원 정도에 그쳤다. 자본금이 10억원 미만인 연안여객사업자도 44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안여객선사들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보니 낡은 선박을 여객선으로 활용하고, 안전관리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안여객선은 낡고 회사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아 젊은 선원들은 일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노후된 선박과 여객선사의 지원 부족 등이 결합되면서 큰 인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