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1.3% 올랐다. 보육료, 유치원비 지원 효과가 사라지면서 상승폭은 4개월만에 확대됐지만 농산물과 석유류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17개월 연속 1%대 이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서민체감물가를 좌우하는 각종 공과금, 가공식품, 집세 등의 상승률은 평균치를 넘어섰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물가도 1%대의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2분기 물가 안정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상승폭은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산물·석유류↓축산물·가공식품·집세↑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4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상승했다. 오름폭은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확대됐지만, 2012년 10월 이후 0.9~1.6% 범위에서 횡보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전달 대비로도 0.2% 오르는데 그쳐 지난해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작년 3월 이후 지속됐던 유치원비, 어린이집 납입료 지원에 따른 기저효가 종료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0.23%포인트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축산물도 오름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가 지속돼 1%대의 저물가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품목별로 보면 기상 호조에 따른 농산물(-11.9%)의 가격 하락세가 저물가 행진을 이끌었다. 지난달 배추(-65.9%), 양파(-45.4%), 당근(-67.8%), 파(-45.2%), 고춧가루(-23.4%)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돼지고기(31.6%), 수입 쇠고기(11%) 등 축산물(14.1%), 수산물(1.3%) 등은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하락했다.

가공식품(3.8%)의 오름세는 지속됐다. 우유(11.6%), 비스킷(16.8%) 등이 10% 이상 올랐고 빵(7.1%)도 상승했다. 다만 휘발유(-5.4%), 경유(-5.1%) 등의 가격이 떨어지며 가공식품과 석유류를 모두 포함하는 공업제품은 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기·수도·가스료는 도시가스(6.5%), 지역난방비(5.1%), 전기료(2.7%) 등이 일제히 상승하며 4.3% 올랐다.

집세는 전세(3.0%)와 월세(1.3%) 모두 올라 2.5%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하수도료(11.9%), 택시료(10.2%) 등이 많이 뛰었지만 치과진료비(-5.0%)가 하락하면서 0.6% 오르는 데 그쳤다. 개인서비스는 초중고등학생의 학원비가 1.9~3.4% 오른 가운데, 국내 단체여행비(-10.1%) 등이 하락하면서 1.6% 상승했다.

농산물, 석유류 뺀 근원물가는 2.1% 상승..2012년 2월 이후 최대폭

변동성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 오르며 2012년 2월(2.5%) 이후 2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0~2세 무상보육, 2013년 3월 양육비 지원 등 연이은 정책 효과가 올 3월부터 사라진 영향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지난해 3월보다 1.7%, 올해 2월보다는 0.2% 각각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하락하며 넉 달 연속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도 1.8% 하락했다. 신선채소는 지난해 3월보다 22.6% 하락했고, 신선과실과 기타 신선식품도 각각 4.8%, 22.6% 떨어졌다. 반면 신선어개는 0.6%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식품은 0.2% 올랐고, 식품 이외는 1.1% 올랐다. 또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1.0%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생활물가지수는 0.2% 올랐다.

16개 광역도시별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1.9%)였고 서울(1.5%), 충북(1.5%), 제주도(1.5%)도 높은 편이었다. 반면 충남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에 그쳤고 강원(0.8%)도 낮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