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관광객이 늘고 있는 독도(獨島)가 위치한 경북 울릉군과 혁신도시개발의 호재(好材)를 등에 업은 전남 나주시의 땅값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해양부가 20일 발표한 올 1월 1일 기준 '표준지(標準地) 공시지가(公示地價)'에 따르면 경북 울릉군의 땅값은 작년보다 26.30%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전남 나주시는 19.79% 상승해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전국의 평균 표준지 공시지가'는 작년과 비교해 3.64% 정도 올라 2008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감정원 이명민 공시총괄부 과장은 "지난해 전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데다, 지역별로 국지(局地)적인 개발 사업들이 진행돼 땅값이 전체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정부가 50만 표본 필지를 조사해 매년 발표하는 땅값으로, 전국 3158만필지의 개별공시 지가(地價) 산정과 국세·지방세 등 세금부과의 기준이 된다.

◇전국 1~3위 '삼총사'는 울릉군·나주시·세종시

국토부에 따르면 2009년 1.4% 하락했던 전국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2010년 소폭 반등(2.5%)에 성공한 후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공시지가는 전년도(2.7%)보다 상승 폭이 훨씬 높아졌다.

공시 지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경북 울릉군은 섬을 한 바퀴 도는 길이 44.1㎞짜리 도로 건설과 올해 중 완공 예정인 해양관광단지조성 사업 등이 땅값 상승을 견인했다. 이런 호재들에 힘입어 상승률이 작년 2위에서 올해 1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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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韓日) 관계가 경색되면서 독도를 찾는 관광객이 매년 증가한 효과도 봤다. 울릉군 관계자는 "독도 관광객은 2012년 20만5778명에서 지난해 25만5838명으로 1년 만에 25% 가까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독도에 있는 표준지는 모두 3필지인데, 접안(接岸) 시설이 있는 독도리 2'7번지는 전년 대비 51.11% 상승했고, 독도경비대의 주거시설이 있는 독도리 30-2번지, 자연림이 있는 독도리 20번지가 각각 45.45%, 57.90%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이 표준지들은 매매된 적이 없고 매매가 불가능한 국유지(國有地)이지만 국토부가 각종 시설과 한·일 간 외교 긴장 때문에 늘어난 독도 방문객 수를 땅값에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에선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돼 토지 가격이 올랐다. 이곳에선 총 1조4175억원이 투자되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개발이 진행 중이며, 올해 중 한국전력농어촌공사 등이 본사를 이전해 온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 '나주목 관아 복원사업'과 '미래산업단지' 조성사업도 이 일대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작년 상승률 1위(21.54%)였던 세종시는 올해도 18.12%라는 높은 상승세로 3위에 자리 잡았다. 정부청사 이전(移轉)과 전원주택 부지 개발 등이 투자자들을 유인했다는 지적이다.

◇지방 强小도시와 혁신도시의 '매력'

수도권 공공기관·공기업이 이전하는 전국의 14개 혁신도시의 땅값 상승률은 평균 11.16%를 기록, 작년(4.69%)의 2.4배 수준을 보였다.

경북도청이 옮겨가는 예정 지역인 경북 안동·예천과 충남도청 신청사가 들어서는 충남 홍성·예산 지역도 평균 상승률(4.55%)이 전국 평균(3.64%)을 웃돌았다.

지방에 포진한 강소 도시들의 매력도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의료 산업의 15%를 담당하면서 ‘의료 메카’로 자리 잡은 강원도 원주, 경기도 지역 31개 시·군 중 1인당 GRDP (지역내총생산) 1위인 평택, 공해 1번지에서 환경 1등 도시로 탈바꿈한 울산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 20개 강소도시의 땅값 상승률(4.44%) 역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반대로 전남도청 이전으로 도심이 공동화(空洞化)되고 있는 광주 동구의 경우 땅값이 2.10% 하락했다.

한편,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표준지는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24-2번지 ‘네이처리퍼블릭’(화장품 판매점)이 입점해 있는 땅으로 1㎡당 공시지가는 작년(7000만원)보다 10% 오른 7700만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