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망 속도가 빨라지자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유료 콘텐츠를 불법으로 보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통신 속도가 늦을 때는 일단 PC나 스마트폰에 영화·드라마를 다운받아야 했다. 하지만 속도가 빠른 4세대 이동통신(LTE) 보급이 확대되면서 다운로드를 받지 않고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저작권센터에 따르면, 한국 영화·드라마 등을 제공하는 불법 스트리밍(streaming·실시간 데이터 전송 기술) 사이트는 지난해 8월 60여개에서 지난달 현재 98개로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신 영화의 경우 대부분 불법 콘텐츠여서 저작권 관련 단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D사이트에는 현재 개봉 중인 영화 '변호인' '겨울왕국' 등의 파일이 올려졌다가 최근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일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사이트(웹하드)는 같은 기간 112개에서 95개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편씩 한 편씩 파일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고 스트리밍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컨텐츠를 검색해서 보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통신 전문가들은 "국내 이동통신 환경의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통 LTE 이상이면 풀HD화질 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한국은 작년 6월 말 LTE 가입자(2297만2966명)가 3G 가입자(2210만2088명)를 추월했으며 현재는 2800만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LTE보다 두 배 빠른 LTE-A까지 등장했다.

스트리밍 사이트의 차단이 쉽지 않은 것은 골칫거리다. 저작권센터는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67만6672개의 불법 파일을 적발해 차단했지만, 끊임없이 새 파일이 올라오고 있다. 이 단체 홍훈기 사이버팀장은 "스트리밍 제공 사이트는 대부분 합법 콘텐츠와 불법 콘텐츠가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숨바꼭질하듯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에 근거지를 둔 일부 사이트는 게시판이나 이메일, 전화번호 등이 전혀 없어 삭제 요청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