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투자자 A씨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삼성전자에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투자를 위해서 A씨가 해야 할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한국에 주식 투자가 가능한 증권 계좌를 개설해야 합니다. 또 투자를 위해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해야 합니다. 자국의 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에 비하면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도 더 많이 필요합니다.

이는 한국 투자자가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애플에 투자할 때 겪는 어려움과 같을 것입니다. 주식예탁증서는 이와 같은 투자자의 불편을 줄여주는 증권입니다.

주식예탁증서(depositary receipts·DR)란 말 그대로 주식을 맡겨놨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서입니다. 해외 증시에서 주식을 팔고 싶은 기업이 모국(母國)에서 발행한 주식을 은행에 맡기고, 주식을 맡겼다는 증서를 받아 이를 해외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입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주식을 발행한 국가에 맡겨놓았을 뿐이지 주식을 산 주주와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DR을 발행했다고 가정했을 때, 투자자 A씨는 미국 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주식 대신 주식을 맡겼다는 증서(DR)를 받게 됩니다.

투자자 A씨는 한국의 일반 주주와 같이 삼성전자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수익을 내면 배당금을 나눠 받습니다. 또 DR과 국내에 맡겨둔 발행 주식을 교환해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유통할 수 있습니다.

DR을 이용하면 투자자는 자국 통화를 가지고 외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어 환전하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고, 모국에 있는 발행주식과 DR의 가격차이를 이용해 차익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DR을 발행하는 기업도 투자자 못지 않은 이익을 누립니다. DR을 발행하는 기업은 해외 시장에 직접 상장하는 것보다 간편한 방법으로 해외자금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라오홀딩스와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말 싱가포르 증시에서 각각 1600억원과 4200억원의 규모의 GDR(global depositary receipts)을 상장했습니다.

다만 최근 국내주식의 해외 DR 전환 해지 물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발행한 해외 주식예탁증서(Depositary Receipts·DR)가 국내 주식으로 전환(DR 해지)된 물량은 8862만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DR 해지 물량은 2012년도보다 36.5% 증가한 반면, 국내 주식이 DR로 전환된 물량은 2070만주로 20.5% 줄었습니다.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은 “DR해지가 증가한 것은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큰 국내 시장으로 돌아오고, 신규 DR 발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