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환경이 해외와 비교해 열악하며,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이트 5곳 중 1곳만이 3종 이상의 브라우저(인터넷 접속프로그램) 사용을 허락하고 있으며, 75%가 보안에 취약한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익스플로어(IE)의 보조 프로그램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액티브X를 이용하면 미허가 프로그램을 업무용 PC에 마음대로 설치할 수 있어 해킹 공격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내와 해외 100대 민간사이트를 대상으로 멀티브라우저 지원, 액티브X 사용 등을 점검, 2013년 웹 호환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종 이상의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는 2012년 17개에서 지난해 22개로 소폭 증가했으나, 해외 100대 사이트 중 91개가 3종 이상의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인터넷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액티브X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012년에 국내 100대 사이트 중 80개가 액티브X를 썼지만, 지난해는 75개가 액티브X를 사용했다. 이는 해외 100대 사이트 중 35개만이 액티브X를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에서는 보안(27.4%), 인증(18.8%), 결제(15.1%), 멀티미디어(16.1%), 게임(8.3%)의 용도로 액티브X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멀티 브라우저 전환 지원, 웹 호환성·개방성 가이드라인 마련, 오픈뱅킹 확대, 액티브X 없는 공인인증 기반 구축 등이 대책에 포함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 환경이 10년 넘게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기간에 환경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