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트렉아이가 제작한 두바이샛2호가 북한 평양 능라도경기장 일대를 촬영한 사진이 6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EIAST 제공

국내의 민간 벤처기업이 제작한 중소형 인공위성이 자체 카메라로 지구 곳곳을 찍은 고해상도 위성 사진이 최초로 공개됐다. 중소형 위성이 촬영한 위성 사진 가운데는 지금까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위성전문 제작회사 쎄트렉아이는 6일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상용관측위성 두바이샛 2호가 북한과 미국, 중국,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 일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두바이샛 2호는 지난달 21일 러시아 남부 야스니 발사장에서 한국의 과학기술위성 3호를 포함해 22기의 크고 작은 위성과 함께 러시아 발사체 드네프르(Dnepr)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두바이샛 2호에는 지상 600㎞에서 지상의 가로 1m, 세로 1m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카메라가 실려 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칼리파와 미국 라스베이거스, 북한의 평양 시내 모습을 담고 있다. 도로 위 차량은 물론 주차선을 식별할 정도의 정밀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날 공개한 위성 사진 가운데 북한의 평양 일대를 촬영한 영상은 능라도 경기장과 청류교, 모란봉공원, 김일성 경기장의 모습을 뚜렷이 담고 있다.

두바이샛 2호는 지름 1.5m, 높이 2m, 무게 296㎏ 밖에 나가지 않는 ‘미니 위성’이다. 중소형 위성 가운데 해상도 1m 영상을 얻은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쎄트렉아이 관계자는 “두바이샛-2호는 발사 이후 현재까지 모든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정상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쎄트렉아이가 제작해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두바이샛 2호가 지난달 러시아 남부 야스니 우주발사장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쎄트렉아이 제공

두바이샛 2호는 ‘작은 고추’처럼 한국과 세계 우주개발사(史)에 새로운 기록들을 수립하고 있다.

두바이샛 2호는 지난달 발사된 지 불과 1시간 26분만에 지상국과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 통상 정부가 쏘아 올린 다목적실용위성과 과학위성이 비행 궤도와 자세 정보, 자신의 상태 정보를 알려오는 첫 교신 시간은 발사 뒤 5~6간 후가 일반적이다. 함께 발사된 과학기술위성 3호가 6시간만에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시간 단축이다.

첫 위성사진을 얻는 시간에서도 기록을 세웠다. 두바이샛 2호는 발사 후 24시간도 안돼 첫 위성 사진을 찍었다. 이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투자한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와 3호가 초기 운용 준비에 들어가는데 소요되는 시간보다도 훨씬 짧다.

두바이샛 2호는 제작비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두바이샛 2호는 제작비를 포함해 수출액이 3000만달러(317억)에 불과하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와 2006년 발사된 2호 제작과 발사에는 무려 2300억원과 2633억원이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선진국 수준인 해상도 70㎝급 아리랑 3호와 8월 발사된 아리랑 5호 제작비는 각각 2826억원과 2381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두바이샛 2호의 핵심 기술인 중소형 위성용 고해상도 카메라와 위성 본체, 지상 관제 기술 모두 국산화됐다.

김병진 쎄트렉아이 대표는 “두바이샛 2호의 초기운용을 통해 촬영된 이번 영상은 고해상도 지구관측위성에서 일본, 영국 등 경쟁사들 보다 한발 앞서 이룩한 쾌거”라며 “세계 소형지구관측위성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쎄트렉아이는 두바이샛 2호와 동급 상용위성인 데이모스 2호를 스페인에 수출하고 2014년 상반기 발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