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OECD가 회원국 34개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합쳐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삶 만족도 순위는 26위에 그쳤다. 주거비 사교육 등 사회전반적인 고비용 구조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게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었다.

OECD가 6일 내놓은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삶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0점으로 OECD 평균(6.6점)보다 낮았다. 일본이 우리나라와 같은 6.0점이었고 미국은 7.0점이었다. 스위스와 노르웨이는 7.5점을 넘어 삶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헝가리와 포르투갈은 5.0점 이하로 가장 낮았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소득과 직업, 건강, 교육, 지역 환경, 안전 등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11가지 요인을 점검했다.

우리나라는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1만6000달러로 2만달러를 웃돈 OECD 평균에 크게 못미쳤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국가는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었다. 가계 금융 자산도 OECD 평균을 밑돌았고, 지니계수로 본 소득 불균형은 OECD 평균 수준이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장기실업률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매우 좋지 않았다. 회원국 중 일본이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이 우리나라였다. 좋다고 느끼는 OECD 평균 비중은 70% 수준이었는데 우리나라는 40%가 채 되지 않았다.

삶을 살아가는 데 정서적 안정을 주는 '사회적 지원망(social network support)' 역시 우리나라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사회적 지원망은 77 정도로 90 정도인 OECD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OECD는 "각국이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이번 조사 결과가 유용할 것"이라며 "특히 질 좋은 일자리를 갖는 것이 삶의 만족도에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OECD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 국민의 삶의 만족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OECD는 "세계 금융위기로 실업과 임시직이 증가하고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됐지만, 건강 등 비(非)경제적인 분야에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