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MB정부 5년 동안 해외에서 석유개발을 추진한다며 인수합병(M&A)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했지만, 그간 수입은 2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자원개발 M&A사업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6개 생산 및 개발광구에 96억7700만달러(환율 1058원 기준·10조2382억원)를 투자했지만 그동안 수입은 2180만달러(230억원)에 불과했다고 24일 밝혔다.

MB정부는 2008년 총 19조원을 투자해 하루 20만 배럴을 생산하는 석유생산 광구를 인수, 지난해까지 30만 배럴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08년 미국 앙코르 광구를 8억9800만달러(9500억원)에 매입한데 이어 페루 사비아광구 6억5100만달러(6887억원)를 사들였다. 2009년 캐나다 하베스트(36억9000만달러, 3조9000억원)·카자흐스탄 카스피안광구(4억2400만달러, 4485억원)에 이어 2010년에는 영국 다나광구(34억9600만달러, 3조7000억)를, 2011년 카자흐스탄 알티우스(5억1800만달러, 5480억원)에 투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를 통해 5개 광구에서 총 8억9000만달러(9416억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1개 광구에서 8억6800만달러(9183억원)의 손해를 입어 실수익은 2175만달러(230억원)에 불과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캐나다 하베스트는 당초 탐사·개발·생산 부문만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무리하게 정유 부분까지 인수하면서 현재 9000억원의 손실을 내고 매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자원개발 M&A사업 투자 현황.

마구잡이로 추진된 해외자원개발의 부실화가 커지면서 석유공사 부채는 2008년 5조원에서 2012년 19조4000억으로 크게 늘었다. 발행한 회사채만 8조원에 이르고, 하루에 이자만 13억원씩 물어내는 실정이다. 부채율도 2008년 73%에서 해마다 높아져 올해 6월 기준 173%로 증가했다.

박 의원은 “석유공사가 수익성 없는 해외자원개발로 15조원이 넘는 부채를 늘렸는데 결국 국민이 갚아야 하는 빚”이라며 “사고는 정부가 치고 책임은 국민에게 떠미는지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