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의 대중(對中) 절대우위 품목이 최근 2년간 50개나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대우위 품목은 같은 기간 73개가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절대우위 품목이 상대우위 품목으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절대우위 품목은 관세를 즉시 철폐해도 될 정도의 경쟁 우위가 있는 것이고, 상대우위 품목은 경쟁력을 일부 확보하고 있어 단계적으로 관세철폐가 가능한 품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한ㆍ중FTA 2단계 협상이 더 중요하다'라는 보고서에서 2010~2012년 품목별 경쟁력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경쟁력 절대우위 품목이 최근 2년간 50개 줄어들어 과거 5년간(2005~2010년)의 감소폭 22개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나마 상대우위품목이 2005년 400개에서 2010년 491개, 2012년 564개로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대중 경쟁력 우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부품목별로 보면 화학제품, 섬유ㆍ가죽제품, 펄프ㆍ목제품, 운송장비 등 분야는 경쟁우위 품목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대중 수입이 많은 철강 및 관련 제품의 경쟁력이 많이 약해지고 있다. 철강 성형제품, 케이블 등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던 제품들의 품목수는 최근 2년간 28개에서 14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기계ㆍ중장비, 전기ㆍ전자ㆍ반도체, 정밀기기 등 분야의 경쟁우위품목도 2005년 111개에서 2012년 109개로 감소했다. 열위품목은 같은 기간 57개에서 59개로 늘었다.

이에 비해 니켈, 동, 알루미늄, 연, 아연 등 비금속제품 분야에서는 경쟁우위품목이 2005년 104개에서 2012년 110개로 증가했다. 펄프ㆍ목제품 분야의 경쟁우위품목 역시 41개에서 49개로 늘어났다. 섬유제품, 원피ㆍ가죽ㆍ모피 등 섬유ㆍ가죽제품 분야에서도 경쟁우위품목은 111개에서 137개로 26개 증가했다. 의료ㆍ화장품, 유ㆍ무기 화학품, 화학공업품, 플라스팀ㆍ고무 등 화학제품의 경우도 136개에서 152개로 16개 늘어났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현재 비교 우위는 있으나 상대국의 정책적 규제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산업에 대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며 "신성장산업 등 산업육성전략에 대한 중장기적 보완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ㆍ중 FTA 2차 협상과 관련해 "협상초기와 비교해 양국 품목간 비교우위 변화를 고려하고 본격적인 2차 협상에 앞서 대중 비교열위산업에 대한 경쟁력 보완 대책 마련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