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가 광공업생산 증가 등에 따라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3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바클레이즈캐피탈 등 해외 IB들은 "한국 내수와 기업 심리가 회복되며 연말까지 광공업생산이 지속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최근 식품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앞으로는 소비자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동향에 따르면 8월 광공업생산은 1.8% 증가해 최근 9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동차업계 파업이 마무리되며 차 생산량이 늘었고, 스마트폰 생산도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해외 IB들은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감소해 9월 광공업생산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지만, 세계 경기가 회복되며 수출 여건이 좋아지고 있고 지난 8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점진적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씨티그룹은 "경기선행종합지수가 5개월 연속 개선된 것을 보면 지금의 경기 회복 모멘텀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노무라는 "신흥국 수요 부진과 미국 부채 한도 증액을 둘러싼 협상 난항, 동양그룹 사태로 인한 일부 기업의 단기 유동성 우려 등은 경기 회복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회복에 따라 물가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 IB들은 "올해에는 태풍 영향이 적어 식품 가격이 하락했고,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과 원화 강세로 에너지 가격도 낮았지만 4분기부터는 내수 회복과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 물가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로 14년 만에 0%대를 기록했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0% 수준이고, 앞으로 내수 회복에 따라 물가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전기요금과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경제 회복에 따라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물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해외 IB들은 덧붙였다.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모간스탠리는 "대형 백화점 판매실적과 사치재 소비를 보면 고소득층 가계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대기업과 고소득층 가계를 중심으로 실시되던 정부의 세무조사 관련 불확실성이 감소했고, 부동산 심리 개선과 주가 상승 등 자산효과가 나타나며 고소득층 소비 심리가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