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리먼브러더스의 몰락 이후 국가신용위험과 은행신용위험 간의 관계가 긴밀해졌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경제 위기는 경제주체간 연결고리가 너무 강해서 생겨났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좀 더 강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작은 위험이 큰 위험을 불러울 수 있으니 글로벌 이슈에 관심을 갖고 꼬리위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금융협의회'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했다. 꼬리위험이란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한번 발생하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충격을 뜻한다. 금융부문 간 연계성이 긴밀해질수록 한 부문에서 끝날 조그마한 충격도 다른 부문으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단 얘기다.

김 총재는 "리먼 사태 이전까지는 은행이 튼튼해서 국가신용위험과 은행신용위험이 서로 별개였으나 리먼 (사태) 이후 바젤Ⅲ 등의 금융규제가 생기고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지면서 국가신용위험과 은행신용위험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바젤Ⅲ에 따르면 자본 규제 및 유동성 규제가 예정돼 있다"면서 "과거 국채는 무위험 자산이었으나 이제는 CDS 프리미엄이 오르면 함께 조정되는 신용가치조정(Credit Value Adjustment)이 일어난다. 앞으로 은행들이 고유동성 채권을 가져가야 하는데 결국 은행도 영향을 받게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기 이후 각국의 국가부도위기에 따라 국채 가격의 변동성이 커졌으며 국채가격이 오르내리면 국채를 보유한 은행도 신용위험이 커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날 회의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리처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