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분기만에 0%대를 벗어난 것과 관련,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실물 지표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분기 성장을 주도한 것은 IT업종(반도체, 스마트폰)이었다"면서 "관련 업체는 소수의 수출 대기업이어서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와 소득지표 간에 괴리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부장과의 일문일답

-2분기는 정부 정책 덕택에 성장한 것 같은데 지속 가능한 성장인가. 하반기 전망은.
"정부조직법이 3월 22일에야 통과돼 새 정부의 출범이 늦었다. 따라서 경상지출 이외에 투자지출은 1분기에는 집행이 덜 됐다. 2분기에 정부지출이 이례적으로 늘어난 부분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상반기 성장률 1.9%(1분기 0.8%+2분기 1.1%)에서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였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두 배 정도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에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선 경기가 회복세이고 IT산업은 계속 신장하며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설비투자가 상반기에 미흡했지만 여러 경로로 파악한 결과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 같다. 건설투자는 워낙 낮았기 때문에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다."

-이달초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3분기에 전분기대비 1.1%, 4분기에 1%로 전망했는데 이게 유효한가.
"한은의 전망은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다."

-아까 1.1% 성장률이 높다고 했는데, 세계적으로 봐도 높은 수치인가.
"GDP 성장률이 높다고는 하지 않았다. 실질 국민총소득(GDI) 증가율이 2.7%(전년동기대비 4.9%)로 크게 높았는데 유가가 하락하고 반도체 가격은 상승해서 교역조건이 좋아진 덕분이었다. GDP는 잠재성장률 밑에서 2%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를 높다고 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튼튼하게 잘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좋지 않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상당히 안 좋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데 2분기 성장을 주도한 것은 IT업종,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이들 IT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아시다시피 소수의 수출 대기업이어서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와 소득지표와는 괴리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일부 실물지표와 소득지표가 다른 모습을 나타낸 것은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수출이 늘어나서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단순 수량을 기준으로 하는 통계청의 산업생산 등 실물 지표와 한은이 국제기준에 의해서 잡고 있는 소득지표, 국민계정 성장률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반기 엔저효과로 인해서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은.
"상반기 선박 수출이 25% 이상 감소했는데 그것을 제외하면 수출은 3.3% 증가했다. 엔저효과가 나타나려면 벌써 영향을 받았지 않았겠나. 원자재 가격 하락 요인 영향이 있지만 올해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는 굉장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