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업체들이 요즘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불경기가 아니다. 내년으로 예정된 세계 1위 가구 기업 이케아(IKEA)의 국내 진출이다. 이케아가 들어오면 한국 가구업계는 초토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중국 베이징(北京) 이케아 매장의 소파에 여성 고객이 앉아서 팸플릿을 보고 있다. 최근 디자인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잃은 국내 가구업계는 내년에 싼 가격과 우수한 디자인을 무기로 한 이케아가 들어올 경우 타격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는 이케아의 가격 경쟁력을 무서워한다. 이케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업체를 찾아 물건을 만들게 한다. 소비자가 조립해서 쓰는 가구가 주력 상품이기 때문에 어차피 고급 제품은 팔지 않는다. 대신 많이 팔아 이익을 얻는 전형적인 박리다매 전략을 쓴다. 엄청난 규모 덕분에 전략은 잘 먹히고 있다.

스웨덴에서 출발한 이케아는 2012년 말 기준으로 세계 43개국에 33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종업원은 15만4000명이고 다루는 제품은 무려 1만점이다. 2012년 매출은 275억유로(약 41조원)였다. 이케아 매출은 1958년에는 300만유로에 불과했다. 54년 만에 9167배로 성장했다. 특히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재정 위기에도 이케아 매출은 계속 늘었다. 2008년 225억유로, 2009년 227억유로, 2010년 238억유로, 2011년 260억유로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케아는 한국에서 수년에 걸쳐 매장 부지를 찾다가, 2011년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7만8198㎡짜리 땅을 2346억원에 낙찰받았다. 2014년에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국내 가구업계는 이케아 상륙에 대비해 하나로 뭉쳐 대응하고 있다. 1대1로 대응해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최대 업체인 한샘의 작년 매출은 7336억원으로 이케아의 56분의 1에 불과하다.

작년 말 가구업계는 대·중소 기업이 모인 '가구산업발전전문위원회'를 만들었다.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한국가구산업협회 등 가구 단체도 참여했다.

가구업계는 관세에 역차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가구업체는 원자재인 파티클보드(원목을 가공해 만든 판상 재료)를 수입할 때 8% 관세를 물지만, 완제품을 수입하는 이케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