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스앰배서더 호텔 부산 모습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에 있는 ‘이비스앰배서더 호텔’은 3~9층에는 병원, 10~17층은 호텔인 ‘메디텔(meditel·의료호텔·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호텔)’이다. 3~9층에는 외과와 소아청소년과, 비뇨기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 종합병원에 버금가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원이 있다.

앰배서더 호텔 관계자는 “숙박과 이·미용 치료를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에 외국인 손님이 줄을 잇고 있다”며 “성형외과 같은 경우는 예약을 안 하면 며칠씩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병원과 호텔이 혼합된 메디텔을 장려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메디텔 건립이 붐을 이루고 몸값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메디텔은 일부 층은 병원으로, 나머지 층은 호텔 객실로 꾸며지는 만큼, 최근 늘고 있는 호텔 공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도 떠올랐다.

◆ 서울·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전국 확대될 듯

이미 서울·부산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심의 호텔은 병원이 입점한 메디텔로 변신한 지 오래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 A2층에는 330㎡(100평대) 규모의 ‘메이클리닉’이라는 병원이 입점해 있다. 성형외과, 피부과, 모발, 노화방지 등을 주로 진료한다. 메이클리닉 관계자는 “한국 VIP 고객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까지 하루에 50명 이상은 방문한다”며 “예약이 2달 정도 밀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 동산동 메디텔 완공 후 예상모습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은 6층 전체가 메디컬 크리닉 센터로 운영 중이다. 치과, 한의원, 미용전문 성형외과 등이 현재 성업 중이다. 한국·중국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대구시는 작년 9월부터 중구 동산동에 메디텔을 짓고 있다. 올해 12월 완공할 예정으로 3~13층은 건강검진센터와 피부관리실, 내과, 외과, 신경과, 성형외과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14∼18층은 호텔(58실) 및 입원실로 사용될 계획이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있는 제주메이리조트 역시 대표적인 메디텔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텔들이 관광객 수요를 잡기 위해 메디텔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정부 정책에 따라 전국적으로 메디텔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호텔 공급 과잉 문제도 일정부분 해소될 듯

정부는 이·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병원이 호텔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법상 호텔 항목에 병원용 호텔을 추가해 불필요한 시설을 짓지 않아도 메디텔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메디텔의 등장으로 최근 문제로 제기됐던 호텔 공급 과잉 문제는 일정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부동산연구실은 3월 ‘서울 호텔시장 동향·수급전망 연구’ 보고서를 통해 2014년의 객실공급량(3만2348실)이 수요(3만1899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 제공

실제로 서울시에서만 작년 말부터 2017년까지 계획·추진 중인 호텔은 128곳이다. 2017년께 객실 수는 2만7639실이 추가로 늘어난다. 2011년(2만5160실)의 두배 수준이다.

호텔이 메디텔 등으로 변신하면서 향후 의료관광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장은 “성형이나 미용 등의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메디텔과 같은 테마 호텔은 신규 수요 창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호텔 공급 과잉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