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이주할 미대사관 건물도 역사박물관이 되어야"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장의 사무실은 말 그대로 '사진찍기 좋은 명소'였다. 박물관 7층 북쪽 끝에 위치한 관장 사무실에서는 인왕산, 북악산의 전망이 방해물 없이 보이고, 경복궁이 마치 정원처럼 펼쳐져 있다. 김왕식(60) 초대 관장은 "이런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일하는 것은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김관장은 정치학자 출신이다. 박물관 전문가가 아닌 정치학자가 초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장이 된 것에 대해 "해방 이후 역사에 대해서는 경제학자, 사회학자, 정치학들이 참여해야 하는 연구 영역"이라며 본인의 역할이 있음을 강조 했다. 정치학자 출신의 역사박물관장으로서 "박물관 건립과정에 많은 의견 대립과 갈등이 있었던 만큼 이곳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가장 해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
"전시 공간과 수장고가 부족 하다. 현재 상설 전시관 공간도 부족하지만 무엇보다도 기획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 여유가 없다. 현재는 해결책이 없고, 향후 옆의 미대사관이 이사 가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시설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4만 여점의 소장 자료들을 잘 보존할 수 있는 수장고도 턱없이 부족하다. 저장 시설의 부족으로 자료의 절반 정도는 국립중앙도서관, 일부는 여주의 사설 수장고를 빌려 쓰고 있다. 박물관이 보유한 자료는 30% 정도 밖에 안 된다"
- 초대 관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2년의 임기 동안 큰 업적을 남긴다는 욕심보다는 역사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틀을 제시하고 싶다. 시민을 중심에 둔 연구, 교육 및 전시 활동을 통해 시민과 학계 모두에게 열린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겠다."
-역사박물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별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는 비판이 있는데.
"민속박물관이 우리나라의 풍속, 출생과 삶, 죽음 등 문화 생활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면 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가 걸어온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종합적인 주제를 다룬다. 또, 한국의 '현대사'에 초점을 맞춘 점이 중앙박물관과 다르다. 역사박물관의 영문 명칭도 현대사(Contemporary History)라는 말이 들어있다."
-아직 많은 시민들이 역사박물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작년 12월 말 개관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역사박물관은 하루 최대 3,0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지만 개관 첫 달에는 하루 평균 3,500명이 찾았다. 최대 7,000명의 시민들이 방문한 적도 있다. 개관 3개월 정도에 이 정도 관람객이면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더 많은 시민들이 올 수 있도록 박물관에서 문화행사도 할 예정이다."
-박물관의 기능 중 중요한 것이 연구 교육 기능이라고 하였는데,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가?
"박물관의 4대 기능이 자료 수집, 교육, 연구, 전시다. 전시의 경우 개관 전부터 가장 공을 들인 만큼 앞으로는 좋은 현대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4월 초부터 현대사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주일에 2회에 걸쳐 시행할 예정이다. 직장에 다니는 성인들을 고려해 일주일 중 하루는 폐관 시간을 늦춰 오후 9시까지 교육을 진행할 것이다."
김왕식 관장은 지난 20여 년간 이화여대 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현대 정치사', '한일 경제협력의 정치경제' 등의 주제를 강의해 왔다. 공모절차를 통해 2012년 12월 초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장에 임명되었다. 임기는 2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