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경기침체를 언급하면서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 데 따른 여파로 국고채 금리가 급락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6bp(1bp=0.01%포인트) 급락한 연 2.61%를 기록했다. 2.61%는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2.75%)보다 0.14%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2.8%대에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달 19일 2.69%로 사상 처음 2.6%대에 진입한 후 지난달 27일 2.63%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고 이날 또 다시 사상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4bp, 5bp 하락한 연 2.72%, 연 2.95%를 기록했고,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5bp 4bp 하락한 연 3.08%, 3.17%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 참가자들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금리를 끌어내린 것은 정부가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거론했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경우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로 힘을 보태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 때문이다.

전날 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낸 서면 답변에서 현재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7분기 연속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전기비 0%대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일자리 창출 규모도 둔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추경 편성 등은 거시 정책 믹스(mix) 차원에서 검토해야 하며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일찌감치 마련하겠다”며 “향후 경기 상황 고용 여건 등을 감안해 추경 편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추경을 거론할 정도로 경기 상황을 판단한다면 기준금리도 같이 내려야 한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측면이 반영됐다”며 “특히 일각에서는 한 차례 인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