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1000원 어치를 수출했을 때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587원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자재를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수출품 가운데 부가가치가 낮은 조립가공품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우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팀장 등이 10일 발표한 '국제산업연관표를 이용한 우리나라의 글로벌 벨류 체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종재 수출로 인한 국내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2009년 기준으로 58.7%였다. EU 27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평균(61.7%)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일본(86.1%), 미국(83.2%) 등의 국가는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팀장 등은 EU집행위원회가 작성한 '국제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주로 총액기준으로 집계되는 무역수지를 부가가치 기준으로 계산했다. 최종재 수출로 벌어들이는 금액 가운데 중간재 가격을 제외한 것으로 실제 우리나라 몫으로 돌아오는 수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팀장은 "광산품 등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았고 수출품 가운데 기계, 전기전자 등 조립가공품이 많아서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 조립가공품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59.6%로 전 산업 평균(68.3%)보다 훨씬 낮았다.

부가가치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수출기여도를 계산해보면 중국은 20.2%로 총액 기준으로 집계할 때보다 9%포인트 줄어드는 반면 유럽, 미국은 17.6%, 12.6%로 각각 4.3%포인트, 4.6%포인트 확대됐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주로 유럽,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최종품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생산에 쓰이는 반면 유럽, 미국 등에선 최종재 생산에 투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36.0%가 중국 현지에서 유럽, 미국 등 다른나라로 수출될 최종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중간재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가가치 기준 중국 무역수지 흑자액은 2009년 64억달러로 총액기준(394억달러)의 16.2%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에 1000원어치를 수출하면 실제 벌어들인 금액이 162원 밖에 안된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중국이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이같은 추세는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수출의 국내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수출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국산 소재부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