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개발사업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루원시티, 미단시티 등 상당수 개발 사업들이 표류하고 있다. 빚더미에 앉아있는 인천시가 무리하게 사업들을 유치 내지 승인한 탓에 사업 파행을 야기했다는 인천시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인천시는 영종도 테마파크 사업까지 새로 허가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 인천시, 대책 없는 사업 유치와 승인 남발

6일 인천시에 따르면 대우송도개발(옛 대우자동차판매)은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부지 49만9575㎡를 팔기 위해 법원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대우송도개발은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법파산부에 부지 매각을 허가해 줄 것을 신청했다. 대우송도개발은 법정관리 중이라 자산 매매는 법원파산부 허가사항이다. 법원 허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채권단 사이에서 매각 대금 1100억원의 분배 내지 사용 방안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는 탓이다.

채권 은행 8곳 중 3곳이 매각 대금 일부를 부지 인근 도시개발사업 공사비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채권 은행 다수는 도시개발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 개발 사업 중 파행을 겪으면서 시 재정 부담까지 늘리는 대표 사례가 루원시티다. 인천시는 2004년 한국판 ‘라데팡스’(프랑스 파리 서부 외곽에 건설된 현대식 상업지구)를 조성하겠다고 루원시티를 추진했다. 150층 인천타워 건설과 함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추진한 ‘인천 그랜드 개발계획’의 핵심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루원시티는 2010년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단됐다. 이 탓에 인천시와 LH는 해마다 이자 880억원을 내고 있다.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구조조정한 사례도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07년3월 영종도 미단시티에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5년 동안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작년 9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사업개선 명령을 받았다. 이 탓에 개발사업을 주도하는 특수목적법인(SPC) 미단시티개발㈜은 2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해 임직원을 줄여야 했다. 이 밖에도 총 사업비 317조원에 달하는 에잇시티(8city), 청라국제업무타운 등 굵직한 사업들이 표류하고 있다.

◆ 8조 빚더미 인천공사, 하루 이자만 6억8400만원

인천시가 파행을 겪고 있는 개발 사업들에 재정을 투입할 형편은 못된다. 인천시는 작년 말 2조8021억원에 이르는 빚을 지고 있다. 부채비율이 35.1%이다. 2014년 인천아시아게임을 앞두고 경기장 건설 등 굵직한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 부채비율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시 산하 인천도시공사는 8조원 대 빚더미에 앉아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7조9449억원이다. 부채비율은 356%이나 된다. 금융부채는 6조5000억원이다. 하루 이자만 6억8000만원이다.

이 와중에 인천시는 새로 개발사업을 허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국계 투자회사와 손잡고 인천 영종도에 대규모 자동차 테마파크와 레이싱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나섰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19일 영국 업체 웨인그로우파트너스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6년까지 인천공항 근처 영종하늘도시 내 투자유보지 중 66만㎡ 개발 사업에 7000억원 투자 유치할 계획이다.

잦은 사업 파행 탓인지 인천시는 투자유치 실패에 따른 사업 차질을 피할 묘안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웨인그로우파트너스가 6개월 안에 자동차 테마파크에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