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한달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2월 말 기준 국내 상장증권 보유잔고는 514조9000억원으로 2개월 만에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1조5000억원 순매수했다. 최지연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 증권시장팀 선임조사역은 "엔화 가치 하락 때문에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완화됐고 연초 이후 해외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가 상승하지 못한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투자유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중국계가 4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하며 사상 최대 수준인 1조2380억원을 순매수했다. 영국은 장기 펀드와 투자은행 등을 중심으로 순매수로 전환해 중국 다음으로 많은 45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어 독일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3560억원 순유입됐다. 반면 네덜란드(-5120억원)와 스웨덴(-4100억원), 미국(-3250억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전체 주식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사상 최대치인 421조2000억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말보다 18조2000억원 증가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165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39.2%를 보유했고 영국 40조7000억원(9.7%), 룩셈부르크 27조4000억원(6.5%) 순으로 보유 규모가 컸다.

외국인은 지난달 채권시장에서 3조5000억원 순투자(순매수 금액에서 만기상환된 액수를 뺀 것)했다. 지난 2010년 10월(4조3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금융당국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 기조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이 채권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 채권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값은 오른다. 지난 1월의 경우 외국인은 국내 채권에 1000억원 순투자하는데 그쳤었다.

국가별로 룩셈부르크(1조2970억원), 태국(1조850억원), 미국(7360억원) 등이 채권시장에서 순투자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독일(-4000억원), 영국(-920억원), 카자흐스탄(-380억원)은 순매도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전달보다 3조6000억원 증가한 93조7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규모까지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9조4000억원(20.8%)으로 국내 채권 보유액이 가장 많았고 룩셈부르크(14조8000억원·15.8%)와 중국(11조2000억원·11.9%)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