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이영희 단장(성균관대 교수) 연구진이 최대 20%까지 늘여도 끄떡없는 투명한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옷처럼 입는 컴퓨터나 피부에 붙이는 센서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휘어지고 접을 수 있는 전자소자는 개발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소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전자소자를 이루는 요소 중 절연막이 걸림돌이었다. 전자의 이동을 제어하기 위해 주로 실리콘을 쓰는데 잘 부러진다. 플라스틱과 유사한 고분자는 늘어나기는 하지만 전류가 새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커튼처럼 주름을 가진 절연막으로 난점을 해결했다. 구리 기판 위에 세라믹의 일종인 알루미나를 입힌 뒤 고분자를 코팅했다. 여기서 구리만 녹여내자 알루미나가 쪼그라들면서 주름이 잡힌 얇은 막이 만들어졌다. 구리와 알루미나가 팽창 정도가 다른 점을 응용한 것이다. 이 주름막에다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로 각각 전극과 전자통로를 더했다.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는 투명하고도 신축성을 지닌 물질. 그 결과 늘어나도 정상 작동하는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었다.
이영희 교수는 "전자소자의 단위인 트랜지스터의 모든 부분(전극, 전자 통로, 절연막)을 변형에 견디면서 투명한 재료로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논문은 '네이처 머티리얼스' 4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