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등으로 인해 뇌에 산소 공급이 끊겼을 때 뇌 세포를 지켜주는 뇌의 방어 메커니즘이 최초로 밝혀졌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뇌로 가는 산소와 영양분이 차단됐을 때 뇌 세포의 생존을 연장하는 단백질을 처음으로 찾아냈다고 25일 밝혔다.

뇌졸중은 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혹은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인해 뇌의 일부에 혈액 공급이 차단될 때 발생한다. 이때 뇌 세포는 산소와 영양분을 빼앗겨 무더기로 죽기 시작한다. 뇌졸중이 발생한 지 3시간을 넘기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때문에 뇌졸중 치료는 속도가 관건이다. 문제가 생긴 부위를 빨리 찾아내 혈전을 녹이거나 출혈을 막아주면 뇌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인 해마에 주목했다. 1926년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해마의 특정한 영역은 산소가 부족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 발견 이후 뇌 손상으로부터 해마를 지켜주는 물질이 무엇인지 추적해왔다.

연구진은 이번에 쥐 해마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하마틴(hamartin)이라는 단백질이 분비되면 산소와 포도당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뇌 세포가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하마틴 분비를 막은 채 혈류를 차단하자 쥐의 뇌신경 세포는 바로 죽어버렸다. 하마틴을 공급하자 뇌 세포는 혈류가 끊어진 상태에서도 다시 살아났다. 연구진은 쥐의 뇌에서 하마틴을 분비하는 대사회로를 찾아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긴급한 상황에서 뇌 손상을 지연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메디신 25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