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취업자 2486만명 중 1414만명(56%)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발표한 '고용안정망 사각지대 현황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4대 보험 중 하나인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고용보험 가입대상인 임금근로자 1487만명 중 1076만명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금근로자 중 무려 30%에 달하는 412만명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다. 또 고용보험 적용대상에서 제도적으로 제외된 자영업자, 농·어민 등 비(非)임금근로자와 월 60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 등 고용보험 적용 제외 임금근로자는 각각 716만명, 286만명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이처럼 고용보험의 혜택을 못 받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용보험이 '사회 안전망'과 '소득 재분배'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 급여 등을 포함한 고용보험은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기본 축인 4대보험 중 하나로 문민정부 출범 후인 1995년부터 시작됐다.

보고서는 고용보험의 혜택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60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준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단시간 근로자가 사회보험에 가입되지 않는 질 낮은 일자리로 지속된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소득 재분배의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경준 KDI 선임연구원은 "고용 보험의 제도적 사각지대의 보완을 위해 저소득층 취업성공패키지 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며 "고용보험 미가입자나 만료자에 대한 고용안전망을 대신하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좀 더 정규화된 한국형 실업부조를 정착하는 단계적인 접근이 현재의 해답"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