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주된 상선 수주전(戰)에서 국내 한 중형 조선소는 다른 경쟁 업체보다 40~50%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당시 다른 중형 조선사 관계자는 “선박 건조는 2~3년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도크(선박 건조 시설)를 비워놓는 것보다 낮은 선가(船價)에라도 선박을 수주해 일감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해석되지만,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선박을 수주하면 일감을 확보한다고 해도 적자가 누적돼 결국 수익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업계에서는 갈 데까지 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STX가 건조한 중형탱커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조선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중소형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 경쟁에 나서며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2012년 신조선가 지수는 126.3포인트로 전년보다 9.2% 하락했다. 2009년 이후로는 22.3%, 2008년 하반기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35% 떨어졌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2012년 12월 신조선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넘게 급락했다. 대·중·소 전체 규모별 컨테이너선 신조선가가 10~20% 떨어졌다. LNG운반선의 신조선가는 지난해 12월 2006년 이후 가장 낮았고, LPG운반선 신조선가 역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발표된 국내 중소형 조선사의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