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앙은행(BOJ) 총재가 조기 사임할 것이라는 보도에 엔화 환율이 94엔을 넘어섰고 이에 원·엔 환율도 4년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통상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엔화 매도, 원화 매수거래가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반대현상이 벌어졌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개입할 것이란 전망이 엔저(円低)보다 파급력이 컸다"고 분석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1원 오른 1088.1원으로 마감했다.(원화 가치 하락) 이날 환율은 미국, 유럽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따른 영향으로 2원 내린 1085원으로 출발했다. 밤사이 발표된 미국의 1월 ISM 서비스업지수는 예상치를 웃돌았고 고용지수는 지난 2006년 2월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1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복합PMI(확정치)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10개월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위험자산 선호심리(달러매도)가 강화되면서 원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오전 9시9분 로이터 통신이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원엔 환율 흐름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하자 환율은 상승세로 반전됐다. 이날 당국의 규제 전망에 따른 원화 매도 심리가 엔저현상에 따른 원화 매수 심리보다 우세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94엔을 넘어서면서 2010년 5월 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로 엔화 매도, 원화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원·엔 환율은 장중저가 기준으로 1157.8원을 기록해 2008년 10월 3일 114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엔저를 이끈 것은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가 임기보다 빨리 퇴임한다는 소식이었다. 현 총재가 바뀌고 보다 정부친화적인 인사가 등용되면 무제한 양적완화가 더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7일(현지시각)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유로화 강세에 대한 우려발언이 나올 경우 유로화 가치 약세, 원화 가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99포인트(0.10%) 내린 1936.19으로 마감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오후 3시47분 현재 0.64엔 내린 93.79엔, 유로화 환율은 0.0061달러 오른 1.3567달러를 기록중이다.(엔화, 유로화 가치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