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를 비공식 방문한 국제통화기금(IMF)이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부문의 시스템 리스크를 불러올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5일간 한국을 찾은 IMF 방문단은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바닥을 지나 회복 중이고 가계부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IMF가 국내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나 유동성(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란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뜻한다.

IMF는 매년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아 기획재정부·금융당국·금융기관 등과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연례협의를 한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6월 연례협의 내용을 보완하고 금융시장의 변동 사항을 확인하는 등 추가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연례협의 직후 IMF는 우리나라의 2012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5%에서 3.25%로 낮춰 잡을 수 있다고 밝혔고 연례협의 최종 보고서를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의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규모 자체는 부담스럽지만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1% 미만으로 6~7%에 달하는 미국 은행의 연체율과 비교하면 양호한 상황"이라며 "은행권의 양호한 자본 상황 때문에 IMF가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464조5000억원으로 2011년 말(24조9000억원)보다 12조원(2.7%) 늘었다. 2012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1%를 기록해 전년(0.67%)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