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금융정보를 위한 노력과 금융지식 등이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돈이나 소비에 대한 자세, 미래 계획 등을 위한 금융태도는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이해력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측정하고 이를 14개국과 비교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18~79세인 1068명에 대해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이해력에 대한 총 평가점수는 22점 만점에 14.2점으로 14개국 평균(13.9점)을 소폭 상회했다. 순위로도 15개국 중 체코와 함께 공동 7위였다. 소득 및 교육 수준이 높은 계층일수록 금융이해력이 높았다. 저소득자(13.4점)보다는 고소득자(15.3점)가, 고졸 미만(11.9점)보다는 고졸(14.4점)과 전문대 이상(14.8점)이상이 훨씬 나았다. 청년층(13.5점)과 장년층(13.8점)보다는 중년층(15점)이, 군지역 등 거주자(12.9점)보다는 대도시 거주자(14.7점)가, 자영업자(14.4점)보다는 급여소득자(14.8점)가 양호한 수준이었다.

부문별로는 '금융지식'은 5.6점으로 14개국 평균(5.3점)보다 높았고 순위도 4위로 양호했다. '금융행위'도 5.6점으로 14개국 평균(5.3점)보다 높고 순위는 5위로 중상위권이었다. 하지만 '금융태도'는 3.0점으로 14개국 평균(3.3점)보다 낮았고 순위는 13위로 하위권이었다.

금융태도 부문에서는 3개 문항에 대해 매우 동의하면 1점, 전혀 동의하지 않으면 5점을 주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돈은 쓰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문항에 대한 점수는 2.5점으로 14개국 평균(2.8점)보다 낮았고 순위는 12위였다. '나는 저축보다 소비에 더 만족감을 느낀다'는 문항에 대해서도 3.1점으로 14개국 평균(3.2점)보다 낮고 순위는 10위였다. '나는 오늘을 위해 살고 미래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문항도 3.5점으로 14개국 평균(3.7점)보다 낮고 9위에 불과했다. 특히 18~29세인 젊은 계층은 돈에 대한 태도가 2.4점에 그쳤고 소비에 대한 선호는 2.9점으로 중장년층에 비해 0.2~0.3점 낮았다. 미래를 위한 대비에 소홀하다는 의미다.

금융행위 부문에서는 적극적인 정보수집 활동은 15개국 중 최고수준이었지만 합리적인 금융ㆍ경제생활을 위한 기본 요건은 미흡했다. 금융상품 선택시 관련 정보수집을 위해 노력한다는 응답은 88%로 14개국 평균(49%)보다 크게 높았다. 가계 예산을 수립한다는 응답도 59%로 14개국 평균(44%)보다 양호했다. 반면 평상시 재무상황 점검은 51%로 14개국 평균(79%)에 크게 못 미쳐 꼴찌(15위)를 기록했다. 구매전 지불능력 점검도 72%로 14개국 평균(82%)을 하회해 12위에 그쳤다.

금융지식 부문에서는 ▲분산투자의 효과(77%, 1위) ▲대출이자 개념(98%, 1위) ▲위험과 수익간의 관계(84%, 2위) 등 실제 금융행위와 관련된 지식은 매우 높았다. 반면 화폐의 시간적 가치(57%, 14위)와 원리금 계산(52%, 12위), 복리 개념(26%, 10위) 등 금융 관련 기본 개념에 대한 지식은 취약한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