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위기에 몰린 저축은행이 필사적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현재 유력한 매수희망자가 나온 상태이지만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최소 수백억원에 이르는데다 시한이 촉박해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월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A저축은행은 현재 한 개인투자자와 유상증자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가 실제로 이루어지게 될 경우 이 투자자는 최대주주에 올라서고 경영권도 인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금액이 1000억원 내외에 이를 정도로 많고 시간이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점이 문제다.

같은 시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B저축은행도 현재 한 국내 법인과 경영권 매각에 대해 논의 중이다. 당초 이 저축은행은 대주주를 통한 증자를 추진했으나 모 그룹의 경영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역시 영업정지를 피하기 위해 협상을 2월 초까지 끝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A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06%, 28.45%다. B저축은행의 경우 -5.55%, 29.79%다. 금융당국은 BIS 비율이 1% 아래로 떨어지면 경영개선명령을 내리고 해당 금융회사는 45일 안에 증자와 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BIS 비율을 5%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이행하지 못하면 영업정지되고 예금보험공사로 넘어간다.

한편 지난해 5월 증자를 조건으로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유상증자 절차에 착수했다. 일본의 종합금융회사인 SBI그룹은 지난 몇 달 동안의 논의 끝에 최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BI 관계자는 "3월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짓고 증자하는 것이 목표이며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인수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유상증자 자금의 일부인 170억원을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서울지점에 예치하기도 했다.

SBI는 이미 자회사인 SBI파이낸스코리아를 통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3대 주주(지분율 20.9%)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루어지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산하의 현대스위스 2·3·4 저축은행이 모두 SBI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SBI 측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7%가 넘을 수 있도록 적절한 금액을 산정해 증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말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1.8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