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물가가 안정되고 생산ㆍ소비가 개선됐지만 고용이 둔화하고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8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도 부채 한도 협의, 유럽 경제 회복 지연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 부진, 환율 변동 확대 등 국내 경제의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는 내구재가 감소했지만 의복 등 준 내구재,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가 증가하면서 전달보다 2.3%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3.9% 늘었다. 그러나 12월 소매판매는 한파와 잦은 폭설 등에 따른 대외 활동 위축과 기저효과 등으로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물가 ㆍ고용 등 소비 여건은 양호하지만, 소비 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국산 승용차의 내수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2010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7.5%로 전달(13.2%)보다 크게 둔화했다. 백화점 매출도 0.7%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달(9.1%)보다 급둔화했고, 할인점 매출액은 5.9% 감소하며 석 달째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신용카드 국내승인액 증가율도 전달(14.2%)의 절반에 불과한 7.1%로 집계됐다.

설비투자는 투자 조정 압력, 가동률 증가에도 기계 수주 등 선행지표의 부진, 기업 투자 심리 위축 등을 고려할 때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건설 투자는 주택 시장 회복 지연, 건설기업 심리 위축 등으로 당분간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취득세 한시 감면으로 둔화됐던 주택 매매거래 감소세가 감면 종료 후 다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광공업 생산은 주요 품목 수출이 다소 혼조된 모습을 보이면서 전달과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11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및 부품, 영상음향통신 등이 증가해 전달보다 2.3% 증가했었다. 다만 조업일수 감소,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생산은 한파와 폭설에 따른 대외 활동 위축과 주식 거래 대금 감소로 도소매, 금융ㆍ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경상수지가 지난해 11월 68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12월 역시 수출입 차 흑자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로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부는 "대내외 경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대응 노력을 확대하고 금융, 외환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생활 물가 안정, 일자리 창출 등 서민 생활 안정에 주력하면서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